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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조 원' 에르메스 주식 분실 사건…가스라이팅 자작극?

  • 등록: 2024.11.02 14:29

  • 수정: 2024.11.02 15:58

/REUTERS=연합뉴스
/REUTERS=연합뉴스

18조 원대에 이르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주식이 사라졌다.

그런데 소유자를 등록할 필요가 없는 무기명 주식이어서 행방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르메스 창립자 티에리 에르메스의 직계 후손인 니콜라 푸에시(81)는 지난해 자신이 보유했던 에르메스 주식 600만 주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는 에르메스 지분의 6%로, 시가는 12억 유로(약 18조 원)에 달한다.

푸에시는 1980년대부터 자신의 자산 관리인으로 일했던 에릭 프레몽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자산 관리인으로서 자신의 계좌에 접근할 수 있었던 프레몽이 주식을 빼돌렸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프레몽은 이를 일축하면서 푸에시가 금치산 상태에서 자작극을 펼치고 있다는 취지의 반론을 폈다.

일종의 허위 주장으로, 수년 전 푸에시의 저택에 고용된 모로코 국적의 정원사와 그의 여자친구가 배우자나 자식이 없는 푸에시를 가스라이팅해 조종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프레몽에 따르면 정원사와 그의 여자친구는 이미 푸에시로부터 스위스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에 있는 부동산 54개를 선물로 받았다.

특히 이 정원사는 푸에시의 양자로 입양될 절차까지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현지 법률에 따라 양자가 되면 재산 이전에 따른 양도세 등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노린 조치라고 프레몽은 설명했다.

실제 푸에시는 최근 자신이 설립한 자선재단에 재산의 일부를 유산으로 남기겠다는 약속을 철회했다.

이같은 조치의 배후에도 이 정원사가 있을 것이라는 게 프레몽의 생각이다.

최근 스위스 복지기관은 푸에시에 대해 조치를 취해달라는 프레몽의 신고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했다.

프레몽이 주식을 빼돌렸다는 푸에시의 소송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에 따라 에르메스 지분 6%의 행방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지게 됐다고 WSJ은 전했다.

에르메스 가문 구성원들은 자신의 이름이 등록된 기명주식을 받았지만, 푸에시는 무기명 지분을 받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현재 푸에시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사람이 배당금을 받아도 추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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