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거금을 들여 헬스장 등 체육시설 이용권을 끊었는데, 중간에 해지하려고 봤더니 돌려받는 돈이 턱없이 적어 황당했던 분들 있으시죠. 200만 원을 내고 절반도 못 나가서 환불을 요청했는데, 약 8만 원만 돌려주겠단 사례도 있었습니다.
소비자를 골탕 먹이는 스포츠시설의 환불 약관 실태를, 소비자탐사대 변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필라테스 강사가 강의를 일방적으로 취소하자 환불을 요구했습니다.
A씨 / 필라테스 업체 이용객
"트레이너 쪽에서 일방적으로 일정 취소하고 일정 변경한 것 때문에 환불을 요청한 거예요."
그런데 환불액수를 듣자 자신의 귀를 의심했습니다.
최초 30회에 198만 원을 냈는데, 남은 17번 강습에 대해 단 8만 2000원만 돌려준단 말을 들은 겁니다.
필라테스 업체 관계자 (지난 9월 A씨와 통화)
"받으실 금액이 거의 없어요."
업체측은 등록할 때 50% 가까이 할인해줬지만, 환불은 정상가 기준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에 위약금과 서비스라던 편의시설 이용료까지 붙이다보니, 실제 환불금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중도 해지를 요구하면 갑자기 깨알같은 약관을 들이대며 환불을 거의 안해주는 건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B씨 / 골프연습장 이용객
"환불해 줄 금액이 없고 제가 이용한 거를 금액으로 치환을 했을 때 제가 결제한 금액보다 더 많다…."
골프연습장 관계자
"6개월권이어서 3~4개월 쓰시는 거잖아요? 그러면 환불금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한 헬스장 약관대로 계산을 해봤습니다. 12개월 이용권을 할인가로 끊은 뒤, 4분의 1이 지난 3개월째 환불을 요구해도,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이 한 푼도 없습니다.
헬스장 관계자
"이벤트가를 기준으로 365일 나눈 금액으로 환불을 하게 되면 어떤 사람이 한 달권을 끊겠어요? 다 1년권 끊고 한 달만 사용하고 해지하고 환불 받겠죠."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고 있지만, 공정거래위원회도 명확한 기준을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준상 / 변호사
"공정거래위원회나 한국소비자원이나 법원에서 딱 명쾌한 결론을 내려줘야 될 것 같은데 아직까지 그런 명쾌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고 있어요."
소비자를 울리는 비합리적인 약관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소비자탐사대 변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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