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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질문들의 가장 깊은 겹은 사랑"…한강 '빛과 실' 제목으로 노벨상 강연

  • 등록: 2024.12.08 10:47

  • 수정: 2024.12.08 10:50

소설가 한강 /연합뉴스
소설가 한강 /연합뉴스

소설가 한강이 "첫 소설부터 최근의 소설까지, 어쩌면 내 모든 질문들의 가장 깊은 겹은 언제나 사랑을 향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라며 작가로서 살아온 삶에 대해 회고했다.

한강은 8일(한국 시간) 스웨덴 한림원에서 '빛과 실'이란 제목으로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강연'에 나섰다.

"지난해 1월 이사를 위해 창고를 정리하다가 낡은 구두 상자 하나가 나왔다"고 운을 뗀 한강은 상자 안에서 일기장들과 함께 8편의 시를 묶어 '시집'이라고 이름 붙인 종이들을 발견했다며 그 안에 적힌 시 두 편을 공개했다.
 

7일(현지시간)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강연이 열리는 스웨덴 스톡홀름 한림원에서 강연에 참석하는 현지인들이 보안요원에게 입장을 위해 QR코드를 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강연이 열리는 스웨덴 스톡홀름 한림원에서 강연에 참석하는 현지인들이 보안요원에게 입장을 위해 QR코드를 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툰 문장들 사이에서 '사랑이란 무엇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하는 금실이지'란 문장을 봤다는 한강은 "여덟 살 아이가 사용한 단어 몇 개가 지금의 나와 연결돼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낡은 구두 상자에서 찾아낸 중철 제본에서, 1979년 4월의 나는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사랑은 무얼까?' 두 개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채식주의자',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의 소설을 쓰며 삶에 대해 질문하고 통찰해온 시간들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간 한강은 '소년이 온다'에 대해 "인간이 잔혹성과 존엄함이 극한의 형태로 동시에 존재했던 시공간을 광주라고 부를 때 광주는 더 이상 한 도시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가 된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쓰는 동안 알게 됐다"고 했다.

차기작에 대해선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뒤 3년이 흐른 지금, 아직 나는 다음의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음 작품도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강 작가는 세상을 떠난 언니에 대한 이야기를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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