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두번째 표결을 사흘 앞두고 여당 의원들의 동요가 심상치 않습니다. 임기 문제를 당에 일임하겠다고 말했던 윤 대통령이 탄핵 심판을 받아보자는 쪽으로 기류가 바뀐 것 아니냔 전망이 나오면서 탄핵 표결의 변수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정치부 이채림 기자와 복잡한 여권 상황, 정리해보겠습니다. 이 기자, 윤 대통령은 그럼, 조기 퇴진은 받아들이지 않겠다 이런 건가요?
[기자]
아직 윤 대통령의 정확한 심중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탄핵 심리를 위한 변호인 물색 움직임이 포착되는 등 여당에서 거론되는 조기 하야보단 탄핵 심판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단 관측이 우세합니다.
[앵커]
어떤 면에선 하야보단 탄핵이 윤 대통령으로선 위험한 선택이 될 수도 있는데, 왜 그런 걸까요?
[기자]
자신이 생각하는 계엄의 정당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주당의 공직자 탄핵과 일방적인 예산 삭감 등 계엄 선포 당시 밝혔던 이유를 들어 당위성을 설명하겠단 겁니다. 하지만, 계엄 선포의 절차적, 내용적 위헌, 불법성을 드러내는 증언들이 잇따르고 있는데다, 앞서 했던 사과의 진정성마저 의심받을 수 있단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가뜩이나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격이란 겁니다.
[앵커]
하야 일정을 논의하고 있는 여당으로선 당혹스러울 텐데, 당내 분위기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주까지는 거취를 당에 일임하겠다고 하더니, 일주일 만에 약속을 깬 것이냐"는 격앙된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친한계에선 여전히 다음 대선을 치러야하는 만큼 그나마 '자진 하야'가 최선이란 입장입니다. 하야는 잘못을 바로잡았단 명분이라도 있지만 탄핵은 '버티다 쫓겨났다'는 인상을 준단 겁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설득되지 않으면 하야는 불가능하죠. 친윤계에선 차라리 탄핵이 낫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도 용산의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앞서 리포트에도 보셨지만 한동훈 대표가 이번주엔 표결에 참석해야하다고 주변에 밝혔다는 거잖아요.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는 말은 아닌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다만 한 대표 스스로도 자신이 밝힌 '질서있는 조기 퇴진'의 한계를 느끼는 듯합니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설득이 불확실하고, 또 설득이 된다해도 실제 하야까지 남은 기간 군 통수권 등 권한 행사 여부가 계속 논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 직무 정지를 강조했던 한 대표가 아직 직접 탄핵을 언급하진 않고 있지만, 표결 참석을 통해 간접적으로 의중을 드러낸 거란 해석도 나옵니다.
[앵커]
모레 원내대표 선출이 있는데, 이 결과가 표결에 변수가 될 거란 얘기도 있던데, 이건 무슨 뜻인가요?
[기자]
친한계에선 '원조 친윤'으로 꼽혔던 권성동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될 경우 민심 회복이 더 어려울 거라고 주장합니다. 만약 권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선출되고, 대통령을 지키는 방향으로 표 단속에 나서려 할 경우 한 대표가 직접 입장을 밝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그동안 직접 언급하지 않았던 탄핵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수도 있단 겁니다. 이럴 경우 친한계의 이탈표는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앵커]
당정은 물론, 당내에서도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건데, 계엄 사태를 겪고도 아직 정신 못차렸단 얘기가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닌 듯합니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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