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계엄을 앞두고 이른바 '햄버거 회동'을 주도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전역 후 무속인의 길을 걸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군 권력의 핵심과 끊임없이 교류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건지 착잡하기도 하고 궁금증은 커지고 있습니다. 신유만 기자와 함께 좀더 자세히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신 기자, 노 전 사령관이 원래 무속에 관심이 많았다고요?
[기자]
네. 노 전 사령관은 현역 시절부터 명리학, 그러니까 사주풀이에 심취해 있었다고 합니다. 후배들에게 "얼굴만 봐도 다 안다", "거짓말 하는 거 아니까 사실대로 말하라"며 협박해 필요한 정보를 취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노 전 사령관은 6년 전 후배 여군을 성추행해 불명예 전역한 이후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은 걸로 알려졌는데요. 이때, 명리학에 더 깊게 빠져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노 전 사령관이 직접 점을 보기도 한 건가요?
[기자]
신점은 신내림을 받은 이른바 '보살'들이 본다고 하는데, 노 전 사령관과 동업하는 여성이 신점을 봤다고 합니다. 동네 주민이나 단골 고객들은 노 전 사령관에 대해 무당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인근 상인
"(여자 보살이) '우리 선생님은 철학인데 그냥 혼자 공부하고 그래요' 그랬던 기억은 나요."
다만 노 전 사령관 본인이 작명을 하러 오거나 사주를 보러 온 손님들은 받은 것은 맞고, 그래서 노 전 사령관을 '남자 보살'로 알았던 고객들도 있다고 합니다. 동업자가 노 전 사령관에 대해 "영적인 끼가 있다"고 평가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정권 들어서 권력 주변에 유독 무속인들이 많이 보이네요.
[기자]
대선 직전이었던 2022년 초 건진법사 전 모 씨라는 사람이 당시 국민의힘 대선 선대본 산하기구의 고문으로 일해서 논란이 됐었습니다. 윤 대통령과 긴밀해보이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됐는데, 영상으로 보시죠.
'건진법사' 전 모 씨
"우리, 저기 뭐야, 직원들 다 이리로 와, 전부 다."
전 씨는 최근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는데, 2018년 지방선거에서 금품을 받고 한 국회의원에게 공천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앵커]
이러다 보니 무속인들이 실세 아니냐, 비선이다 하는 류의 이야기도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하는데 개입했단 의혹이 불거졌던 천공은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라는 얘기가 돌았죠, 공천 개입 의혹으로 현재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명태균 씨도 자신을 '지리산 도사'라고 했습니다. 명 씨는 김건희 여사와 '영적 대화'를 나누고 "청와대 가면 죽는다"며 용산 이전을 조언했다고 스스로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권력 핵심에 무속의 그림자가 있다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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