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상계엄 선포 당일, 정부가 북한의 송전탑 철거 영상을 공개했었는데요. 이 공개가, 김용현 당시 국방장관의 직접 요청에 따른 거였다고 합니다. 계엄을 위해 북한 도발을 유도했다는 '북풍 의혹'이 커지는 상황이라,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차정승 기자입니다.
[리포트]
통일부가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 오후 공개한 영상입니다.
송전선이 위아래로 출렁이더니 송전탑째 힘없이 무너져 내립니다.
북한이 작업자를 투입해 송전선을 끊고, 일부는 추락하는 모습이 담겼는데, 앞서 합참도 같은날 오전 정례브리핑을 통해 관련 사실 일부를 밝혔습니다.
남기수 / 합참 공보부실장 (지난 3일)
"군은 북한의 동향에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유관기관에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군에서 전방 감시카메라로 확보한 영상을 통일부가 뒤늦게 공개한 걸 두고 이례적이란 말이 나왔는데, 앞서 김용현 당시 국방장관의 요청이 있었던 걸로 파악됐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오전에 열린 국무회의 직전 국방부 장관이 통일부 장관에게 영상 공개를 요청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영상 공개 당시 국방부와 합참은 북측 송전탑이 통일부 자산인만큼, 통일부가 영상을 공개하는 게 맞다고만 했을 뿐 김 전 장관의 요청 사실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를 두고 계엄 선포를 앞둔 상황에서 북한의 반응을 유도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통일부는 "남북 경협과 북한 인권침해에 관련한 문제였던 만큼 국방부 요청을 수용했다"며 "다른 건 일체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TV조선 차정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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