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형사재판소(ICC)의 카림 칸 검사장이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는 탈레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등에 대해 여성과 소녀들을 박해한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칸 검사장은 "아쿤드자다와 압둘 하킴 아프가니스탄 대법원장에게 성별에 따른 박해라는 반인륜 범죄에 대한 형사적 책임이 있다고 볼 합당한 근거를 확보했다"면서 탈레반식의 샤리아(이슬람 관습법) 해석이 인권침해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ICC 검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완전히 철수하고 탈레반이 국토 전역을 장악한 2021년 8월부터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박해가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탈레반은 중학교 이상 고등교육을 받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고, 또 취업이나 남성 보호자 없는 외출을 막는 등 여성인권을 억압하는 행태를 보여왔다.
ICC 검찰이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범죄 등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다만 체포영장이 발부되더라도 아쿤드자다의 경우 외국을 방문하는 경우가 드문 까닭에 실질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CC 재판부가 체포영장을 발부할 경우 원칙적으로는 ICC 회원국 125개국은 체포 당사자가 자국을 방문하면 범죄 수배자를 체포해 헤이그 재판소로 인도해야 하지만 이행하지 않아도 ICC가 강제할 수단이나 권한은 없다는 것도 한계다.
2023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ICC 체포영장이 발부됐을 때는 오히려 러시아가 칸 검사장을 체포하겠다며 '맞불' 영장을 내놓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ICC의 체포영장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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