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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120억 들였는데 1년 반째 '텅텅'…곳곳에 '혈세 낭비' 공공 캠핑장

  • 등록: 2025.02.03 21:40

  • 수정: 2025.02.03 21:45

[앵커]
캠핑 인구가 700만 명까지 늘어나면서 지자체들이 앞다퉈 캠핑장 조성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신중한 검토 없이 추진된 일부 캠핑장의 경우, 수십 억원에서 100억 원대 예산을 들이고도 문을 못 열고 있습니다. 막대한 세금만 낭비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소비자탐사대 차순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북 김제시가 120억 원을 들여 조성한 오토캠핑장입니다.

캠핑카 50대 규모에 샤워실과 취사실, 어린이 놀이터 등을 갖췄습니다. 

이 캠핑장 면적은 4만 3000㎡로 축구장 5개를 합한 크기입니다. 지난 2023년 6월 완공했는데, 주위를 둘러봐도 이용객은 보이지 않습니다.

인근 카페 업주
"오래전부터 조성이 돼 있다고, 같이 공사를 시작했어요."

수익성이 불투명해 5차례 입찰에도 운영을 맡을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은 탓입니다.

김제시 관계자
"사용료가 좀 높다보니까, 감면 규정 마련한 후에 업무 준비 중에 있어요."

대구 남구의 해넘이 캠핑장도 비슷한 처지입니다.

83억 원을 들여 2023년 5월 완공됐지만 역시 그냥 방치돼있습니다.

천막이 아닌 펜션 형태로 지어졌는데, "관광진흥법상 야영장업에 맞지 않는다"는 감사원의 시정 조치를 받았습니다.

대구 남구청은 "관련 법 개정 등을 통해 운영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근 주민
"저렇게 계속 놔두면 어떻게 해. 아깝잖아 돈도 아깝고…" 

지자체가 조성한 공공 캠핑장은 전국에 457개, 그런데 이렇게 혈세만 낭비된 캠핑장이 곳곳에 있습니다.

충남 논산의 이 캠핑장은 수풀에 덮여 찾기도 어렵습니다.

가로등은 뽑혀있고, 수도는 끊겼습니다.

"물도 안 나오네"

범람 위험이 있는 곳인데도, 안전 규정을 무시한 채 지어졌기 때문입니다.

인근 주민
"(방치된 지)벌써 몇 년 됐죠. 쓰레기 버리고 가니까 안 좋다고…"

논산시는 다른 활용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밀한 수요 예측과 입지 선정, 면밀한 법 규정 검토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최락인 / 성결대 관광학과 교수
"지자체 자체에서 오랜 계획을 통해서 캠핑장이 조성 돼야 하는데, 그냥 조성해 놓으면 관리를 잘 안하는 거 같아요."

귀중한 세금만 낭비되는 일이 더는 없어야겠습니다.

소비자탐사대 차순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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