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자지구 사지 않고 그냥 가지면 돼"…요르단 "가자 어린이 2000명 우선 수용"
등록: 2025.02.12 08:53
수정: 2025.02.12 08:5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 가자지구를 매입하지 않고 소유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하고 요르단과 가자 주민 이주 계획을 논의했다.
현지시간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회담 직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세금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백악관이 확인했는데 무슨 돈으로 가자지구를 살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아무것도 사지 않고 그것(가자지구)를 가지고 계속 소유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언론에서 '그것(가자지구)을 갖는 데 어떤 권한을 쓸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 "미국의 권한"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자국의 선의를 강조했다.
그는 "그곳은 가자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역"이라며 가자지구 개발을 통해 중동 지역에 평화와 일자리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일주일 전 자신이 공개한 '가자지구 미국 인수·개발 구상'을 재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백악관 회담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200만 명 규모의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을 이집트·요르단 등 인근 국가로 이주시키고 미국이 지구를 인수해 해양 휴양도시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10일 방송된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해 가자 밖에 아름다운 공동체들(거주 지역)을 만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비현실적인(improbable) 제안이라는 게 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류 언론의 평가다.
구상이 공개되자마자 이집트·요르단은 가자지구 주민 수용을 거부했다.
하지만 두 나라는 미국으로부터 매년 2조 원대 원조를 받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협상 지렛대로 삼고 있다.
이날, 압둘라 2세 국왕은 이날 이집트의 계획도 고려해 한다는 식으로 확답을 피하면서도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암에 걸리거나 매우 아픈 가자지구 아이 2,000명을 최대한 빨리 요르단으로 데려오는 것"이라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아름다운 제스처"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구상은 팔레스타인 주민 200만 명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킨다는 전제의 구상인데, 가자주민들이 이주를 원하지 않을 경우 강제이주가 되기 때문에 국제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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