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전체

유용원 "핵추진잠수함, 비닉사업 해제하고 '국책사업' 공개 추진해야"

  • 등록: 2025.02.12 19:50

  • 수정: 2025.02.12 20:07

우리 군의 원자력(핵) 추진 잠수함 확보 사업을 ‘비밀 사업’에서 공개 사업으로 전환해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핵무장 잠재력 확보를 목표로 하는 국민의힘 의원 중심의 국회무궁화포럼은 12일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도입의 필요성과 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국의 핵 역량 강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이 적기를 맞았다는 판단에서다.

세미나를 주관한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은 북한의 SLBM 전력화와 핵추진 잠수함 확보 시도에 대응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 될 것”이라며 “정부 국책사업으로 공개 추진해 기관과 산학이 기술을 총결집해 시너지 효과를 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2004년 해군 내에서 핵추진 잠수함 사업단장을 맡았던 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는 현재 핵추진 잠수함 사업이 대외비 사업, 즉 비닉(秘匿) 사업으로 지정돼 있어 정상적 추진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비닉 사업으로 지정된 경우, 추진 내용과 현황 등 모든 사항이 비밀이다. 이 때문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더라도 개발 기관 및 기업 간 협력이 어렵다. 특히 보안 문제로 인해 해외 기업에 ‘최종 사용자 증명’을 할 수 없어 국내 개발이 어려운 특정 장비의 해외 구매가 불가능하다. 현재 비닉 사업 지정 및 해제 권한은 국방부 장관에게 있다.

문 교수는 “전 세계 핵 추진 잠수함 개발 역사에서 국가 기술력을 총결집하기 위해 모두 국책 사업으로 선정하고 공개적으로 추진해 성공한 사례가 대부분”이라며 “반면 인도는 해군에 맡겨 은밀히 추진하다가 개발 기관 간 협력 부재 및 불화로 실패했고, 결국 러시아 핵 잠수함을 임대해 운용 노하우 터득 후 32년 만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미 전 세계에 비핵화 포기를 공언한 지금, 동맹국인 미국도 반대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비닉 사업으로 추진할 이유는 없다”며 “농축도 20% 미만의 우라늄을 군함의 추진체로 사용할 경우, 이는 국제규정이나 조약, 협정 등을 위반하지 않기에 숨길 필요가 없다”고 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규정에 따르면 원칙상 농축도 20% 미만의 우라늄을 원자력 추진 잠수함 추진체계에 사용할 경우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외교적 협상을 통해 제3국에서 우라늄을 수입해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장기적으로는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해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시설 확보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문 교수는 “이미 막대한 국민들의 세금이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핵 추진 잠수함 개발의 성공을 위해 비닉 사업을 해제하고, 공개적으로 당당하게 추진해야 한다”면서 “우리에게는 북한의 위협을 억제할 강력한 전략자산이 필요하고, 이는 국민의 지지를 받는 공개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추진될 때 더욱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발제를 맡았던 송승종 대전대 군사학과 교수는 "AUKUS(호주·영국·미국 안보 협력체제) 사례를 통해 핵추진 잠수함 기술의 국제적 협력이 가능함을 확인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이 이를 어떻게 외교적·군사적으로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신중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조성국 한국핵안보전략포럼 연구위원은 핵추진잠수함 보유 국가들의 사업 추진 과정과 당시 여건을 개량화된 모델로 분석하기도 했다. 조 위원은 "한국의 경우 '지도자의 의지'가 기존 보유국에 비해 부족하고, 핵연료를 확보하고 있지 않으며, 국제규범에 대한 제약이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호주와 브라질의 핵추진잠수함 사업 추진 성과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포럼에 참석한 한 군 관계자는 "현재 계엄 후폭풍으로 인해 비닉사업 해제 권한을 가진 국방부 장관이 공석인 상황에서 한국 핵 역량에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호기를 잡기 위해서라도 군 수뇌부의 단합과 전략적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