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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칼럼 오늘] 타인은 지옥?

  • 등록: 2025.02.13 21:50

"이것이 삼강오륜을 앞세우는 양반들이 할 짓이오? 그놈, 너희는 사람이 아닌 금수니라. 금수에게 어이 삼강오륜이 있단 말이냐."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를 그린 영화 '초대받은 사람들' 입니다.

효를 만행의 근본으로 여기는 성리학의 나라에서 조상 신주를 불태우고, 제사를 지내지 않는 천주교도는 인간도 아니었습니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은 탓에 100여 년간 천주교도 1만 명이 순교했습니다.

박구용 전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이 2030세대를 지칭해 "스스로 말라비틀어지게 만들고 고립시켜야한다"고 했습니다.

계산만 한다고도 비난했는데, 보수 지지율이 높은 데 대해 적대감을 드러낸 겁니다. 내 편 아닌 다른 편에 대한 시각이 어떤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열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를 놓고 논란이 큽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극우집회'로 단정 짓고, 광장을 열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한술 더 떠 박균택 민주당 법률위원장은 '광주광역시 남구 도동길 160'을 제안했습니다.

쓰레기장입니다. "집회의 자유를 부정할 수 없으니, 어울리는 장소를 안내했다"는데, 탄핵을 반대하면 쓰레기인지요? '집회 자유'란 말은 아예 거론하지 않는 게 나았을 법 합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항의, 한번 들어보시죠.

"누구든 간에 광주 와서 집회하는 건 민주주의잖아요. 그거를 광주시장이 나서 가지고 오라 가라 말할 수 있습니까? 5·18 희생정신에 위배된다고? 5·18 정신이 뭔데요? 거꾸로 묻고 싶어요. 5·18 정신이 뭔데?"

민주주의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공존하는 정치입니다.

생각이 달라도 표현의 자유, 집회·시위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 5·18 민주화 운동은 그런 자유를 위해 싸운 겁니다.

자유론의 저자, 존 스튜어트 밀은 "단 한 사람만이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더라도, 침묵을 강요할 권리는 없다"고 했습니다.

권력을 장악한 사람이 다른 이들을 침묵하게 할 권리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지요. 이 책이 나온 게 166년 전입니다.

2월 13일 앵커칼럼 오늘, '타인은 지옥?'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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