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주한중국대사가 최근 한국의 극우보수진영 일각에서 반중(反中) 정서를 부추기는 일이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이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을 지지한다"고 성명을 낸 것까지 사실상 비판했다.
다이 대사는 19일 SNS에 김석기 외교통일위원장을 만나 우호적이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며 "중한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대만 문제, 한국 내 일부 세력이 루머를 퍼뜨리고 반중 감정을 조장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 위원장은 "중국 측의 우려를 중요시하고 적절히 처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다이 대사는 전했다.
다이 대사의 발언은 최근 극우 보수세력과 일부 국민의힘 의원 중심으로 중국의 한국 선거 개입설 같은 루머가 퍼지고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가 중국대사관 난입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하는 등 국내에서 심화하는 반중 현상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주한중국대사관은 지난 8일 이례적으로 한국 내 '혐중·반중 감정'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당시 주한중국대사관은 '중국 부정선거 개입설'과 관련해 "한국 내정 문제를 중국과 무리하게 연계시키는 것을 반대한다"며 "한국 측이 재한 중국 국민의 안전과 합법적 권익을 확실히 보장해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국 내정에 대해 논평하지 않는다'는 중국 외교부의 원칙에서 벗어난 이례적인 우려 표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공개된 다이 대사의 발언은 해당 문제를 한층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입장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이 대사가 함께 언급한 '대만 문제'는 최근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15일(현지시간)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에서 '대만의 적절한 국제기구에의 의미 있는 참여에 대한 지지'를 처음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다이 대사는 또 김 위원장과 면담에서 "한 달 전 (APEC 개최 도시인) 경주를 방문한 기억을 즐겁게 떠올렸다"며 "우리는 양국이 APEC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를 함께 기원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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