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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망하나" 불안과 무력감…널뛰는 날씨에 '기후우울증' 확산

  • 등록: 2025.02.21 21:35

  • 수정: 2025.02.22 11:06

[앵커]
이번 주 내내 강추위가 이어졌는데, 약 한 달 뒤인 4월부터는 여름 수준의 더위가 찾아올 거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이처럼 급변하는 기후는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기후 때문에 불안과 우울감을 느끼는 이른바 '기후우울증'이라는 증상인데,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서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송민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국에서 20년 넘게 생활한 벨기에 출신 방송인 줄리안 씨. 변화무쌍한 국내 날씨에 적응한 줄 알았지만, 점점 체감되는 기후변화에 우울감을 느꼈습니다.

줄리안 퀸타르트 / 방송인·기후환경 활동가
"벚꽃 피는 시점도 빨라졌고, 사과 재배됐던 지역도 사과 재배 안 되고. 한국에서 밑에 지방에서 이제 열대과일이 나고 막 이러니까. 한 6개월에서 1년 동안 좀 많이 우울하고, 그때 대외활동도 잘 못하고…."

지난해, 관측 이래 가장 덥고 긴 여름을 보낸 시민들도 비슷한 기분을 호소합니다.

임다정 / 전남 광양시
"이러다가 지구가 망할까봐 걱정된 적도 있어요."

최현성 / 경기 고양시
"지구도 좀 어쩌면 너무 더워서 사람들이 살기 어려워질 것 같기도 해서 좀 걱정이 되긴 해요."

실제 한국환경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기후위기와 관련해 응답자의 83%가 '불안감', 43%가 '무력감'을 호소했습니다.

지난 2017년 미국심리학회에서 처음 등장한 '기후우울증'은 아직 정식 질환은 아니지만, 기후변화가 심각해질수록 정신건강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김지용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작년 여름부터는 '어, 이거 진짜 앞날이 걱정된다', '불안하다' 등 기후와 자신의 우울·불안을 연결해서 말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진료실에서 늘어나기 시작했거든요."

기후변화가 우리의 정신건강에도 전례 없는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TV조선 송민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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