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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달러 투자하면 패스트트랙"…'외교 공백' 절감한 '30분' 비공개 만남

  • 등록: 2025.02.24 21:38

  • 수정: 2025.02.24 21:41

[앵커]
국내 주요 그룹이 꾸린 방미 경제사절단이 대놓고 홀대를 당했습니다. 예견됐던 일이긴 했습니다만, 하워드 러트릭 미 상무장관은 노골적으로 10억 달러 이상씩 투자를 하라고 요구하면서 고압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탄핵정국에 정상 외교를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 우리 경제를 더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장혁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필두로 한 방미 경제 사절단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의 만남은 시작부터 험난했습니다.

우리 사절단과의 면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던 러트닉 장관은 항의 섞인 재요청이 있은 후에야 30여분의 짧은 면담을 허락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러트닉 장관은 '최소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야 패스트트랙으로 관련 정책을 지원하고, 규제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관세 폭탄 등 미국의 경제 압박을 피하려면 대규모 투자를 하라고 압박한 겁니다. 면담은 공개 발언도, 사진 촬영도 없이 비공개로 진행됐고, 면담 결과에 대한 미국 측의 언급도 전혀 없었습니다.

러트닉 상무장관은 투자은행 CEO 출신이자 트럼프 정권 인수팀의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인물로, 트럼프 관세 정책의 선봉장으로 꼽힙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저의 목표는 바로 미국의 예산을 균형있게 맞추는 것입니다."

한국에 대한 홀대는 이미 예견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한달이 넘었지만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아직 통화 조차 못하고 있고, 관세정책을 주관하는 산업부 장관 역시 방미 일정도 못잡고 있습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집행력이 있는 정부라고 간주를 안하는 것 같아요. 기업들한테 상당한 부담이 갈 수밖에 없는 거죠."

민간 사절단이 받아온 미국의 투자 종용, 외교력 부재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TV조선 장혁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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