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전체

"친인척 채용은 전통" "우린 가족회사"…감사원, 선관위 채용비리 878건 적발

  • 등록: 2025.02.27 21:15

  • 수정: 2025.02.27 21:20

[앵커]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온 시간, 감사원은 2023년부터 실시해온 지난 10년간의 선관위 채용 비위 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위반 사항이 900건 가까이 나왔고, 전현직 직원 32명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했습니다. 정말 참을 수 없는건 선관위 직원들이 감사과정에서 "선관위가 가족회사"라거나 "친인척 채용 전통이 있다"고 말한 점입니다. 

믿을만한 사람을 뽑기 위해서라는데, 뭘 감출게 있어서 그런 사람이 필요한건지, 사기업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른 건 아닌지, 이채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시선관위의 A과장은 2021년 경력직 채용 때 내부 면접위원 3명에게 "점수를 연필로 기재하라"고 한 뒤 외부 면접위원들이 귀가하자 점수를 고쳤습니다.

다른 응시생 2명이 떨어졌고, 고위 간부의 자녀가 뽑혔습니다. 

감사원이 2013년부터 10년 동안 실시된 전국 7개 시·도선관위의 경력채용 291회를 전수 조사한 결과 점수 조작과 채용 청탁, 점검 미비 등 878건의 규정 위반이 적발됐습니다.

고위직은 물론 중간 간부들까지 거리낌없이 청탁을 넣었고, 그 영향으로 800여명의 일반 지원자들이 탈락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중앙선관위 인사담당자가 “선관위는 가족회사”, “선거만 잘 치르면 된다”며 특혜 채용을 묵인한 걸로 전해졌고, 감사 과정에서 "믿을만한 사람을 뽑기 위해 친인척을 채용하는 전통이 있었다"는 궤변을 내놓은 직원도 있었습니다.

김진경 / 감사원 제3과장
"(중앙선관위는) 가족 채용 등을 알면서도 안이하게 대응했습니다. 불법과 편법을 조장하기도 했습니다."

감사 과정에서 증거 자료를 조작하거나 파기하고, 허위진술을 강요한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감사원은 채용 부정 행위에 가담한 전현직 선관위 직원 32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감사결과에 대해 선관위는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자체 조사를 통해 부정, 불법행위를 시정하지 않으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상실할 것 이라고 지적했습니다.

TV조선 이채현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