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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호의 앵커칼럼] 신기루 잡기

  • 등록: 2025.03.04 21:55

  • 수정: 2025.03.04 22:00

"안녕하세요 어머니. 찍어주면 뭐해 주나? 해달라는 거 다 해드리죠. 어떻게 남편부터 바꿔드릴까? 우리 상숙이, 거짓말 안 하고 살게 해주세요 제발." 

명랑한 정치 코미디 영화 <정직한 후보> 입니다. 실제 영화처럼 정치인이 마음속 그대로만 말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황당하고 웃기는 일이 많을 겁니다. 

'민주당이 중도보수'라는 주장에 이어 최근 이재명 대표가 '세금 없는 사회', '군대 안 가는 나라'까지 언급했습니다. 

"(한국에)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하나 생겼다, 그 70%는 민간이 가지고 30%는 국민 모두가 나누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요?"

이 대표는 이게 "내가 꿈꾸는 기본 사회"라고 말했습니다.

곧바로 "기본소득보다 더 황당한 공상 소설 같은 얘기" "뜯어먹을 궁리만 한다"는 비판에 이어 스타트업 '타다'를 만들었다 금지법으로 사업을 접어야 했던 창업주의 쓴소리가 잇따랐습니다.

이 대표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전쟁을 예로 들며, AI 시대엔 군인이 사실상 필요없다는 뉘앙스로 말했습니다. '막사에 앉아 세월을 보내는 게 진정한 전투력이냐'고 반문하기도 했죠.

하지만 AI 첨단 무기가 개발되고, 전쟁 양상이 바뀌어도 가장 중요한 건 전투의지 같은 정신 전력이란 참군인의 분석도 있습니다. 

6·25전쟁 끝자락, 수많은 병사들이 목숨 걸고, 뺏고 뺏기는 고지전을 왜 벌였을까요?

"피를 흘리지 않은 땅은 조국이 될 수 없다"는 터키 속담이 있습니다. 희생 없이 조국을 지킬 수 있다는 말은 '국방 포퓰리즘' 입니다.

세금도 없고, 병역의무도 없는 멋진 신세계는 인류의 꿈이지만,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Road to hell is paved with good intentions)'고 합니다.

3월 4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신기루 잡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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