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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오폭 조종사, '시간 쫓겨' 확인 없이 투하…공군참모총장 "통렬히 반성"

  • 등록: 2025.03.10 21:42

  • 수정: 2025.03.10 21:46

[앵커]
지난주 발생한 사상 초유의 전투기 오폭 사고 중간 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좌표를 잘못 입력한 조종사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시간에 쫓겨 확인도 하지 않고 폭탄을 투하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인재였습니다.

차정승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땅을 뒤흔드는 진동과 함께 집안 유리창이 산산이 부서집니다.

지난 6일 공군 MK-82 폭탄 8발이 민가로 떨어지면서 현재까지 31명이 다치고 150건 넘는 민가 피해가 접수됐습니다.

사고 당일 KF-16 전투기 2대는 각각 4발씩 폭탄 투하 임무를 받았는데, 1번기 조종사가 좌표를 불러주고 2번기 조종사가 컴퓨터에 입력하는 과정에서 '5'라는 숫자가 '0'으로 잘못 들어간 걸로 조사됐습니다.

군산기지 이륙부터 포천투하지점까지 좌표 14개를 문서로 출력해 비교했어야 했지만 프린터가 고장나 하지 못했습니다.

이륙 전 최종점검에서도 이를 알아채지못했고, 1번기 조종사는 뭔가 다른 걸 느꼈음에도 투하를 강행했습니다. 

공군 관계자는 "조종사가 정해진 탄착시각을 맞추느라 조급해져 표적을 정확히 못봤다"며 "맹목적으로 '표적 확인'이라 통보한 뒤 투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군은 투하 2분 뒤 "좌표가 잘못됐다" 조종사 보고에도 파편을 확인한다며 100분이 지난 다음에야 오폭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김권희 / 공군 공보정훈실장 (대령)
"피해를 일으킨 탄을 확인하는데 집중해 전반적인 상황관리와 보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지휘관들의 지휘감독 미흡까지 드러나자 공군참모총장은 사고 나흘 만에 대국민사과를 했습니다.

이영수 / 공군참모총장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국방부는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TV조선 차정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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