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신주쿠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던 20대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11일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 신주쿠 다카다노바바 거리에서 도쿄 다마시에 거주하는 22세 여성이 실시간 방송을 하던 중 흉기에 찔렸다. 여성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얼굴과 목 등에 치명상을 입고 약 1시간 20분만에 사망 판정을 받았다.

용의자는 도치기현 오야마시에 거주하는 42세 남성으로 파악됐다. 그는 살인미수 혐의로 현장에서 바로 체포됐다. 13㎝ 길이의 다목적 나이프로 범행했으며, 이후 가방에서 추가로 흉기 한자루가 더 발견됐다.

인근 공사장에서 일하던 30대 남성 목격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소란스러워서 밖으로 나와 보니, 한 여성이 머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며 “용의자로 보이는 남성은 침착한 상태였고, 쓰러진 여성의 얼굴을 향해 스마트폰을 들이대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범인이 누구냐’라고 묻자, 용의자가 ‘접니다’라며 손을 들었다”고 했다.

인근 빌딩에서 근무하는 50대 회사원은 “여성의 비명이 들려서 창밖을 보니, 여성이 쓰러져 있었다”며 “절박한 듯한 비명이 아직도 귀에서 떠나질 않는다”고 했다. 이 회사원은 “평소에는 조용한 지역이라 충격적”이라고 했다.

용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피해자에게 200만엔(약 2000만원)을 빌려줬는데 돌려받지 못해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용의자는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그가 피해 여성의 목 등 특정 부위를 집중적으로 공격한 점 등을 토대로 살인미수가 아닌 살인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목과 가슴을 여러 차례 찔렸다는 점에서 용의자는 강한 살해 의지를 갖고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라이브 방송을 보고 여성 위치를 특정해 범행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시간 라이브 방송은 개인 위치가 쉽게 노출될 위험이 있다”며 “라이브 방송을 할 경우 배경이 특정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