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시작한 관세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 동부시간으로 지난 12일 0시 1분부터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 부과를 시작하면서 신호탄을 쏘아 올린 글로벌 통상분쟁이 보복에 재보복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미국을 이용하기 위한 목적만으로 태동된, 세계에서 가장 적대적이고 악랄한 조세와 관세 당국인 유럽연합(EU)이 막 (미국산) 위스키에 50%의 못된 관세를 부과했다"며 "이 관세가 즉시 철회되지 않으면 미국은 곧바로 프랑스와 다른 EU 회원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와인, 샴페인, 알코올 제품에 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앞서 260억 유로(약 41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1단계 보복 조처로 내달 1일부터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버번위스키, 리바이스 청바지 등 미국의 상징적 제품에 품목별로 10∼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으며, 같은 달 13일부터는 2단계 조처로 트럼프 대통령이 소속된 미 공화당 주(州)의 '민감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와 4월 2일 자로 계획한 (상호) 관세에 변화 가능성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앞서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에서 취재진으로부터 관세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일관성이 없는 게 아니라 유연성(flexibility)"이라고 항변한 뒤 "난 항상 유연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 다른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각종 경고음에도 "약간의 혼란이 있을 것이나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라며 감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고강도 관세 정책과 맞물려 미국 증시가 최근 급락세를 보인 것에 대해 "지난 3주간의 작은 변동성에 우려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중기와 장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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