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시리아가 11일 수교했다. 북한의 오랜 형제국이었던 시리아는 한국의 194번째 수교국이 됐고, 양국은 서로의 나라에 공관 건설을 추진한다.
이로써 한국은 북한을 제외하고 191개 유엔 회원국 전부와 수교하게 됐다.
조태열 외교부장관은 현지시간 10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극비리에 방문해, 아스아드 알-샤이바니 시리아 외교장관과 '대한민국과 시리아 간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시리아의 안정과 번영이 중동 평화, 더 나아가 글로벌 평화에 긴요하다"라며 "수교를 바탕으로 한 양측간 협력이 시리아 발전과 중동의 안정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특히 시리아의 국가 재건 과정에서 한국의 개발 경험을 전수할 의사를 밝히고, 제반 여건 개선 시 우리 기업의 재건 활동 참여 가능성도 타진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에 대해 알-샤이바니 외교장관은 사의를 표하면서 "대(對)시리아 제재 완화를 위한 한국의 지원을 기대한다"라며 향후 시리아 재건에 있어 한국 측 기여 방안에 대해서도 지속 논의해나가자고 했다.
조 장관은 이날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을 예방하기도 했다.
조 장관은 "시리아가 포용적 정치 프로세스 지속과 극단주의에 대한 단호한 대응, 화학무기 제거 등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응해 나간다면 시리아 재건과 지속적 경제 발전을 위한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면서 한국도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알샤라 대통령은 "새로운 시리아의 출발에 한국의 지지가 긴요하다"라며 "이번 수교를 통해 한국과 시리아가 국제평화에 기여하는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라고 화답했다.
시리아는 북한과 1966년 수교를 맺은 후 오랫동안 친선 노선을 유지했다. 군사 분야 협력도 강력했다.
1960~70년대 중동전쟁 시절, 북한 전투기 조종사들은 시리아 공군과 함께 비행훈련을 했다. 이후에도 핵·미사일·화학무기 개발과 관련해 긴밀히 협력해 '북한-시리아 간 무기 커넥션'이라고 불려왔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는 지난 2018년 보고서에서 "북한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선박을 통해, 화학무기와 탄도미사일 부품 등을 최소 40번 이상 시리아에 지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16년 8월에는 북한 미사일 기술자들이 시리아를 방문해 화학무기와 미사일 시설에서 근무했다는 사실이 미국 뉴욕타임즈에 보도된 바 있다.
그런데 지난해 말 시리아 반군이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을 몰아내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시리아 과도정부는 아사드 정부와 다른 입장으로, 북한과도 거리를 두고 있다.
북한 대사관도 모두 철수한 상태다. 우리 정부가 이 기회를 포착해 적극적으로 수교를 타진해 성사시킨 것이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