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민의힘 유력주자로 꾸준하게 손꼽혔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말 아침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경선 판도 전체가 출렁이는 상황입니다. 왜 불출마를 선택하게 됐는지, 그리고 결국 그 표심은 어디로 향할지, 정치부 이채림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출정식 하루 전 불출마 선언은 정말 뜻밖인데, 참모들이 진짜 몰랐다고 합니까.
[기자]
네, 오 시장 측 다수 인사들은 어젯밤까지도 출마선언문을 다듬고, 출정식 장소를 논의했다고 합니다. 그제부터 불출마 의지를 파악한 일부 최측근 인사들은 오늘 아침까지 만류했다는데, 결국 막지 못한 겁니다.
[앵커]
조금전 리포트에서도 봤습니다만, 이른바 '한덕수 차출론'이 제일 큰 변수였다고 봐도 될까요.
[기자]
네, 한 대행 차출론을 주장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내일 출마 촉구 기자회견도 예고한 상태였는데, 참여 의원이 최대 60여명에 달한다는 관측도 나와, 여러 말들이 나온 건 사실입니다. 오 시장 지지율도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게, 한때 5%였던 수치가 2주전 2%까지 내려앉았죠. 대통령 파면 이후 반등 없이 그대로 유지됐는데, 새로 이름을 올린 한 대행과 오 시장 지지층이 겹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당내에 실제 한 대행 출마를 지지하는 의원이 그렇게 많습니까.
[기자]
기자회견을 준비하던 의원들의 추산입니다만, 지도부에서 만류하며 내일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몇 명인지 확인이 불가능해진건데, 60여명이라 하면 지도부와 친한계를 제외한 전원이라 봐야 합니다. 현재로선 한 대행이 당내 경선에 나온다면 반대하지 않는단 뜻일뿐, 돕겠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한 대행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상황에서 막판 단일화 얘기까지 나오니까, 오 시장도 경선 참여에 회의감을 가졌던 걸로 보입니다.
[앵커]
지지율은 그렇지만 오 시장이 나름 당내에선 유력하게 거론됐잖아요. 그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큰 변수인데, 현재 이른바 '빅4 구도'에도 변화가 있겠어요.
[기자]
그동안 당내에서 꾸준히 언급돼온 '빅4'로는 오 시장과 김문수 전 장관, 홍준표 시장, 한동훈 전 대표 조합을 예상하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오 시장의 중도 확장성을 놓고 그동안 '탄핵찬성파'로 꼽힌 한 전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기대감을 보이는 기류도 있는데, 조금 전 말씀드린 대로, 오히려 이번 불출마가 한덕수 대행의 출마 가능성을 더 높여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습니다.
[앵커]
민주당 이야기도 해볼까요. 결국 경선규칙이 이 전 대표에게 유리하다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됐죠. 사실상 독주중인데 이렇게 비명계 반발을 들어가면서까지 규칙을 고수하나 싶기도 합니다.
[기자]
2021년 경선 당시 '이낙연 트라우마'란 말이 붙을 정도로 아찔한 순간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엔 확실한 승기를 잡아야 한단 목소리가 친명계나 강성지지층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당시 모든 지역 경선과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전 대표가 압승했지만,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선 이낙연62.37% 이재명 28.3%를 기록해 경선 일정이 더 길게 잡혔다면 이 전 대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앵커]
혹시 모를 변수를 없애겠다는 건데, 비명계 주자들도 반응이 미묘하게 다른 건 왜 그렇습니까?
[기자]
네 김동연 지사 측은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어 강하게 반발한 반면, 김경수 전 지사 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 전 지사는 탄핵 국면 때도 단식에 나서며 '화합이 먼저'라면서 이 전 대표에 힘을 실었는데, 명확한 '1강'을 구축하고 있는 이 전 대표와 대립하기 보다는 향후 당내 정치 구도까지 대비한 행보란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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