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선 주자들이 병역제도 개편 카드를 잇따라 꺼내들고 있습니다. 모병제와 여성 징병제까지 거론되는데, 실현 가능할지 김주영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김 기자, 주자들이 어떤 공약을 내놨습니까?
[기자]
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오늘 '수십만 청년을 병영에 가둬두는게 효율적 인지 의문'이라면서 선택적 모병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저번 대선 때 이미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징병제의 장점, 그리고 모병제의 장점을 섞어서 선택적 모병제로운영하는게 맞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민주당 김동연 후보 역시 "2035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병제로 전환하겠다"고 했고요.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도 "남녀 전문병사를 대폭 증원해서 징병제 부담을 줄이고, 군 가산점제도 부활시키겠다"고 했습니다. 20대 남성 표심을 노리고, 군 개혁이란 정책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서 각 후보들이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앵커]
모병제로 전환하잔 얘기가 많은데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요?
[기자]
모병제로 전환하면 월급이나 복지로 막대한 예산이 드는데요. 현재 우리 병력은 약 48만명인데 이 중 29만명이 의무 복무 병사입니다. 국회예산처는 징집 인원의 절반만 모병으로 전환해도 매년 1조 2천억 원 넘는 예산이 더 들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병력이 모일지, 지원율도 문젭니다. 2013년부터 모병제 비중을 높였던 대만의 경우, 군에 일부 저소득층만 지원을 하는 등 병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다시 징병제로 전환을 고심 중입니다.
[앵커]
저출산 때문에 병역 자원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2023년 기준 현역 입대 인원은 약 18만 7천명인데요. 지난해 태어난 남자 아이는 12만 2천 명에 불과합니다. 단순 계산만 해도 병역 자원은 3분의 1이 줄어드는 셈입니다.
[앵커]
그래서인지 '여자도 군대에 가야한다', 이런 주장도 나오던데요.
[기자]
네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는 "남녀가 모두 복무하는 징병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스라엘이 남녀 모두를 징집하고 있고요. 최근에 남녀 평등 문제로 노르웨이, 스웨덴 등이 여성도 징병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이라 인구 계획도 고려해야하고, 여성 징병을 위해선 군 시설과 병력 운용 체계 전반을 개편해야한단 우려도 나옵니다.
남궁승필 / 우석대 군사학과 교수
"모든 지금 병영의 환경은 남성 중심으로 되어 있거든요. 임무와 역할에 대한 재조정, 여러가지 작전 요소까지 고려해서 여군들을 좀 늘리는 모습으로 가야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앵커]
해외는 전반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까?
[기자]
냉전 종식 이후 유럽국가들은 대부분 모병제로 전환했습니다. 나토체제와 첨단무기를 운용하면서 대규모 병력을 유지할 필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최근에 러시아 위협이 커지면서, 우크라이나, 리투아니아는 징병제를 다시 도입했고, 독일과 프랑스도 재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도 현시점의 안보와 예산을 전반적으로 따져서 필요한 병력이 얼마인지 규모부터 정확히 추산해야한단 지적이 나옵니다.
최영진 /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1차적으로는 우리 국가 안보에 병력이 얼마나 필요할지에 대한 그런 객관적인 근거가 있어야되거든요. 모병제를 하려면 지금 우리 군대의 규모를 한 3분의1로 줄여야돼요."
[앵커]
안보 현실에 맞는 병역제도를 도입해야 겠네요. 김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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