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로마 성당의 장식 없는 무덤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바티칸 교황청이 밝혔다.
교황청은 현지시간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2년 6월 29일 작성한 유언장을 공개했다.
유언장에 따르면 교황은 "나의 세속적 삶의 일몰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영원한 삶의 생동감 있는 희망과 함께 나의 매장 장소에 대해서만 유언을 남기고 싶다"며 "나의 육신이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쉬도록 하기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내 무덤의 위치를 정확히 지정했고, 이를 더욱 명확히 하기 위해 도표까지 첨부했다. 또 장례식 비용은 미리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은 로마 4대 성전 가운데 하나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후 첫 외부 방문지로 선택했을 만큼 애착을 보였던 장소다.
CNN은 "바티칸 외부에 묻힌 첫 번째 교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역대 교황 91명은 바티칸 성 베드로 성전에 안장됐다.
교황은 또 무덤이 반드시 지하에 있고 단순해야 하며 특별한 장식 없이 오직 자신의 라틴어 교황명(Franciscus)이 적힌 비문만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임 교황들과 달리 자신의 비문에 교황 재임 사실이 언급되길 원하지 않고 이름 하나만 새겨지길 원한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검소한 언행과 온화한 성품, 소탈한 모습으로 '빈자의 아버지'로 불리며 전 세계인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유언을 마무리하며 교황은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해 계속 기도할 사람들에게 마땅한 보상을 주시기를" 주께 요청했다.
교회 관례에 따르면 장례는 통상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치러지며 선종일로부터 4∼6일 내로 안장된다. 이에 따라 장례식은 오는 25∼27일 사이에 치러진다고 교황청 대변인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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