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오랜 우정을 나눠온 수녀가 '금녀의 벽'을 깨고 친구를 위한 마지막 기도를 바쳤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과 텔레그라프 등은 24일(현지시간) 프랑스계 아르헨티나인 쥬느비에브 제넹그로 수녀가 바티칸의 금기를 깨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해가 누워있는 관 옆을 찾아 기도했다고 전했다.
앞서 교황의 유해는 지난 23일 교황이 기거했던 산타 마르타의 집을 떠나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운구됐다. 당시 모습을 생중계한 영상에는 푸른 수도복 차림의 쥬느비에브 수녀가 교황의 관을 둘러싼 붉은 띠 옆에 다가가 마지막 작별의 기도를 올리는 모습이 담겼다.
성 베드로 대성전의 이 구역은 전통적으로 추기경과 주교, 사제 등 고위 성직자들에게만 허용되어왔다. 하지만 이 수녀는 안내요원의 도움을 받아 관 가까이 나왔고, 고위 성직자들이 교황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동안 한켠에 서서 때때로 눈물을 훔치며 관을 바라봤다.
두 사람의 우정은 교황이 베르골리오 추기경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로 사목하던 때부터 이어졌다.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의 상처와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헌신이라는 공통점으로 연결돼 수십 년의 우정을 이어왔다. 교황은 쥬느비에브 수녀에 '악동(L'enfant terrible)'이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각별히 아낀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쥬느비에브 수녀가 국제수도회인 '예수의 작은 자매회' 소속으로 로마 오스티아 지역에서 56년 넘게 트랜스젠더 여성들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봉사해왔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오스티아에 있는 그녀를 찾아 활동을 치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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