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 수면시간, OECD 꼴찌"
등록: 2025.05.05 오후 19:57
수정: 2025.05.05 오후 19:58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김재엽 교수 연구팀은 전국 중·고교생 1,000명을 상대로 '2024 청소년 생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학업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수면 문제를 심화시키는데, 정서 조절의 어려움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 2명 중 1명(53.8%)은 수면 문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고등학생이 중학생보다 수면 문제를 더 겪고 있었다. 청소년의 주중 수면시간은 5.8시간, 주말 수면시간은 8.4시간이었는데, 이는 OECD 국가들 중 최하위였다. 2019년과 비교해 청소년의 주말 수면시간은 0.5시간 감소한 반면, 주중 수면시간은 1.6시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동현 연구원은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위해서는 양질의 수면은 필수적인데, 학업 스트레스와 정서 조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교와 가정에서 청소년의 수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정에서는 자녀에게 학업 성취만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자녀 간 긍정적인 의사소통과 정서적인 지지를 통해 청소년의 학업 스트레스를 감소해야 한다. 학교와 지역사회 청소년 시설에서는 청소년의 정서조절 능력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이 도입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청소년의 수면 문제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청소년이 가정에서 부모간 폭력을 목격하면 외로움이 심화돼 ‘극단적 선택’ 생각을 한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모 간 폭력을 목격한 청소년의 비율은 15.7%로 나타났다. 부부폭력을 목격한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극단적 선택’ 생각 경험률이 1.75배 높았고, 외로운 청소년은 외롭지 않은 청소년보다 ‘극단적 선택’ 생각 경험률이 2.13배 높았다.
박진경 연구원은 “부모간 폭력의 목격만으로도 청소년이 가정폭력의 간접 피해자라는 점에서 청소년들이 겪는 부정적 심리상태에 주목해야 하고, 가정폭력이 단지 가정 내 부부 사이에서 일어나는 문제로만 인식해 외부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꺼려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청소년이 부모의 폭력을 목격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은 미래를 위협하는 재앙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환경에 노출된 청소년들이 겪게 되는 외로움과 ‘극단적 선택’ 생각 같은 심리적 트라우마를 줄이기 위해 지금 당장 노력하지 않으면 더 많은 청소년들이 삶에 대한 희망을 잃을 수 있다. 가정 내 폭력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청소년이 살아가는데 안전하고 지지받는 사회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사이버불링 피해를 당한 중학생은 사이버불링 피해가 없는 학생보다 사회적 고립감을 14% 높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불링 피해란 사이버 상에서 욕설을 듣는 언어폭력, 괴롭힘·카톡 감옥과 같은 사이버 따돌림 등을 의미한다. 시공간 제약 없이 지속되는 사이버불링은 피해 청소년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야기한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으로 청소년의 사이버불링 피해는 전세계적인 문제로 등극했고 이에 심각성을 인식한 OECD, 미국 사이버불링 연구센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서는 각국의 사이버불링 실태에 대한 조사를 주기적으로 시행 중이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의 사이버불링 피해는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정작 청소년의 정신건강과 삶에 미치는 악영향과 대처 방안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또 진로 계획이 명확한 청소년은 학교적응 수준도 높고 행복감도 높아, 미래에 대한 준비가 현재의 삶의 질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됐다. 특히 진로 계획이 불분명한 청소년은 행복감이 낮은 집단에 속할 확률이 2배 높았고, 반대로 계획이 명확한 청소년은 행복감이 높은 집단에 속할 확률이 1.7배 더 높았다. 여기에 가족의 따뜻한 정서적 지지가 더해질 경우, 같은 수준의 진로 고민을 겪더라도 학교 적응도와 행복감이 뚜렷하게 높아지는 ‘상승효과’가 확인됐다.
연구에 따르면, 진로 계획이 명확한 청소년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전반적인 삶의 만족감도 높은 경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는 학교 수업에 대한 흥미와 또래 관계에서의 소속감, 학교생활 만족도 등이 높았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행복감 상승으로 이어졌다. 반면, 진로 계획이 불분명한 청소년은 학교에 대한 흥미와 적응 수준이 낮았고, 삶의 만족감 또한 낮게 나타났다. 즉, 진로에 대한 방향성이 뚜렷할수록 학교적응과 행복감이 모두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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