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야 협상이야?"
"좋아 우리식대로 하자우"
"형들....와이카네"
"님자들도 결정하라우"
"체포하라우"
665년 고구려에서 연개소문이 죽자, 세 아들인 남생, 남건, 남산이 권력을 놓고 싸우다 장남 남생이 당나라로 망명했습니다. 수양제의 100만 대군도 물리치고 걸출한 병략가인 당태종의 군대도 물리친 고구려가 단 한 번의 내분으로 멸망했습니다.
6.3 대선에서 보수진영의 한 줄기 희망은 빅텐트 단일화입니다. 그런데 빨간 불입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 후보는 원래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적극적이었습니다.
김문수 "제가 즉시 찾아뵙고 신속하고 공정한 단일화를 성사시킬 것입니다."
한덕수 후보는 속히 단일화를 하자는 입장입니다.
한덕수
"제가 (김문수 후보에) 축하 전화를 드리면서 빠른 시일 내에 만나자 그렇게 얘기를 했고…."
그런데 '김덕수' 또는 '을지문덕'을 구호로까지 내세웠던 김문수 후보가 달라진 듯 합니다.
김문수
"(단일화 추진 기구)아직 정해진 것 없고요. 또 계속 논의를 해나가야겠습니다."
단일화를 재촉하는 당 관계자들에게 "여기가 한덕수 당이냐"고 맞받았다고 합니다.
주변 인물들의 부추김도 한 몫 하는 듯합니다. 어디 들어갈 때하고 나올 때가 다르다는 말까지 나돕니다.
한 중진의원은 "단일화 불발은 당원 대상 사기극" 이라고 비판합니다. 급기야 자신을 뽑아준 의원들이 총회까지 열어 단일화를 촉구할 지경입니다.
1987년 13대 대선 당시, 민주화 운동의 두 거목인 김영삼, 김대중 후보가 단일화에 실패했습니다.
"12월 16일로 다가선 제13대 대통령 선거는 위대한 보통 사람의 시대를 제창한 민정당 노태우 후보, 군정종식을 내세운 민주당 김영삼 후보, 문민정치를 내세운 평민당 김대중 후보…."
단일화 실패로 건국 사상 최초의 정권교체가 무산되고, 국민이 피땀 흘려 성취한 민주화도 빛이 바랬습니다.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는 "정치인의 책무는 역사 속을 지나가는 신의 옷자락을 놓치지 않고 붙잡는 것이다" 라고 했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낮은 곳에서, 뜨겁게 살아온 정치가입니다. 거짓말과 거리가 멀고, 약속도 잘 지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된 것도 단일화에 대한 약속, 이를 실천할 거라는 믿음이 컸기 때문입니다.
수세적 입장보다 단일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보수진영의 최종 주자가 될 수 있을 겁니다.
특수한 상황, 쫓기는 시간, 버티면 된다는 생각이 흑역사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5월 5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역사의 죄인'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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