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내리는 것에 대해서 의심하지 말라"면서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를 충분히 낮출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5일(현지시각)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방문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동행기자단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한은의 5월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진 상황에서 앞으로도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연속 금리 인하에 나선 후 올해 1월 동결 결정을 했다가 2월에 다시 금리를 낮춘 바 있다.
이 총재는 여러 지표를 볼 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내려야 할 가능성이 크고 기준 금리를 낮출 이유가 많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4월 금통위와 같은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금리인하 횟수는 성장률 전망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경기 부양을 위한 '빅컷'(한 번에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에는 데이터를 보고 결정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데이터 중에 이번 연휴에 소비가 얼마나 늘지가 최대 관심사이고, 정치 불확실성 속에 투자가 얼마나 빨리 떨어지는지도 관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통상정책, 한중 관계 등에 따라 환율도 변할 것"이라며 "한쪽에 베팅해 금리를 마구 낮춰놓으면 다시 거둬들이기 어려우니 외부 변화를 보면서 시기를 조정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대선 직전인 오는 29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열리는 것에 대해 "선거를 고려하지 말고, 데이터만 보고 결정하자고 금통위원들과 얘기했다"고도 했다.
이 총재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황을 두고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대외 불확실성만큼이나 대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양쪽 다 대응하다 보니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정치 불확실성이 기업 투자나 정부 지출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대내 불확실성이라도 빨리 가라앉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외신인도 영향에 대해 "우리는 정치적으로 이래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바깥에서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며 "유심히 보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정치 불확실성이 위기로 몰아가지는 않지만, 경제가 가라앉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걸 빨리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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