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47'. 이 네 숫자를 두고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발단은 현지시간 15일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인데, 해변 모래를 배경으로 조개껍데기를 엎어 '86 47' 모양으로 놓아뒀다.
이 소셜미디어 계정 소유자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으로, 도널드 트럼프 1기 정부에서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해임됐던 인물이다.
미국에서 숫자 86은 속어로 '내쫓다', '제거하다'는 뜻으로 통용된다. 여기에 47은 현 제47대 대통령인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돼 트럼프 대통령을 암살하자는 의미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 편집장을 지낸 제시 셰이드로어 컬럼비아대 교수는 AP통신에 "(86의) 원래 의미는 물건이 떨어졌다는 것이지만, 여기서 파생된 여러 은유적 확장이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것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거나, 원하지 않는 손님처럼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개념에서 자연스럽게 뜻이 발전해 동사로 '누군가를 내쫓는다'는 의미를 갖게 된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일부 소설에 86이 누군가를 죽이는 것을 완곡하게 표현하는 의미로 사용된 사례들도 있지만, 그 용례가 널리 퍼져있지는 않고 일반적인 의미는 '더 이상 쓸모없는 것을 버린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코미 전 국장의 메시지는 이미 정치적으로 해석돼 파장이 커졌다.
미 당국은 수사에 착수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이 암살 선동의 의도로 문제의 사진을 올린 것이라며 그를 "더러운 경찰"이라 맹비난했다.
하지만 코미 전 국장은 8647은 트럼프를 정치적으로 축출하라는 의미에 불과했다며 폭력적인 뜻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숫자는 수년간 정치권에서 사용됐지만 지금처럼 소란스럽거나 폭력적 의미를 띠지 않았다”며 “지난해 트럼프 암살 시도 사건 이후 우리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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