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됩니다. 왜 이런 규제를 하는건지, 또 문제는 없는지, 김주영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김 기자, 내일부터 정확히 어떤게 금지되는 겁니까?

[기자]
네 오늘까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는 조사 일자를 명시해서 발표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내일부터는 선거 6일 전이기 때문에, 조사 자체는 가능한데 결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하거나 보도하는 건 불법입니다. 우리나라는 1950년대에는 선거관련 여론조사를 완전히 금지 시켰는데요. 이후로 조금씩 완화돼서, 2005년부터는 선거 6일 전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앵커]
왜 이런 법을 만들어 놓은 겁니까?

[기자]
유권자가 선거 직전 선입견을 가지게 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여론조사를 보고 대세 후보에게 표가 몰리는 효과와, 열세한 후보를 오히려 더 응원하게 되는 효과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선거 막판에 조작된 여론조사를 발표해서 편법 선거 운동으로 쓸 가능성을 막는 취지이기도 합니다.

엄기홍 / 경북대 정치외교학과교수
"금권 선거도 많았고, 조작된 선거도 많았고, 네거티브(비방전)도 많았기 때문에 그 문화가 좀 일소되기 전까지는 규제 중심의 선거 운동제도가 돼야 되는 것이 아닌가..."

[앵커]
근데 오히려 국민들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도 있던데요?

[기자]
​​​네 사전투표를 하는 사람들은 투표 이틀전까지 여론조사를 보고 투표를 하게 되는데, 본투표를 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긴 기간 정보를 차단당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생깁니다. 또 금지 기간 중에는 온라인과 개인들 사이에서 가짜 정보가 더 많이 퍼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땐 박영선후보 캠프에서 '우리가 사전투표에서 이겼다'고 근거 없는 문자를 보내면서,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던 적도 있습니다.

[앵커]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공표 금지 기간이 있습니까?

[기자]
세계여론조사협회 조사에 따르면 150여개 국가 중 34%는 이런 규제가 아예 없고, 45%는 일정 기간 제한이 있었습니다. 대체로 주요 선진국들은 규제가 없거나, 짧은 편인데요. 캐나다는 1998년 대법원이 '여론조사 공표 금지가 국민에 대한 모독'이란 판결을 내면서 규제를 아예 없앴고요. 프랑스에선 옆나라 스위스 언론이, 규제 사각지대를 이용해서 프랑스 여론조사를 보도해 버리면서, 공표 금지 기간이 대폭 축소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우리도 이런 제도를 손보자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죠?

[기자]
네 최근엔 유튜브, SNS 등 정보 채널이 많아져서 공표금지 기간에 오히려 가짜 정보들이 횡행하고 있는 것도 문제인데요.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공식 여론조사를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조진만 /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일정 기간동안 여론조사를 안하게 되면은 음성적인 여론조사를 통해가지고 오히려 여러가지 가짜뉴스라든지 다양한 여론 안에 약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선관위도 2023년에 '공표 금지 기간을 없애자'고 입법을 제안했는데요. 다만 사전투표자에 대한 여론조사는 출구 조사가 될 수 있어서 막아야한다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앵커]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바뀌다보니 유권자의 권리를 어떻게해야 더 잘 보장될 수 있는지 고민해봐야할 시점인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