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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더] 尹절연 못하고 '후보교체' 소동까지…보수 재건 과제는

  • 등록: 2025.06.04 오후 21:38

  • 수정: 2025.06.04 오후 22:22

[앵커]
원래 멀쩡하던 정당도 선거를 지는 순간 망가진다고는 합니다만, 오늘 국민의힘 모습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는 당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적지 않습니다. 이번 선거를 왜 졌는지, 보수 재건이 과연 가능한건지 '뉴스더'에서 정치부 이태희 기자와 더 짚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수많은 분석들이 있지만, 대선 패배에 대한 1차적 책임은 역시 김문수 후보 자신에게 있다고 할 수 있겠죠?

[기자]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진 조기대선이었던 만큼 사실 국민의힘 패배가 어느 정도 예견된 건 사실입니다. 다만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는 지점들이 몇몇 있었는데, 김 후보가 기회를 놓쳤단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거 직전 영화를 관람하고, 공개 메시지를 보내는 돌발행동이 나올때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절연 메시지를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지만, 정작 김 후보 본인은 이를 외면하면서 결국 중도층 표심을 흡수하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김문수 후보는 후보 선출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지 않았냐는 비판도 있는 게 사실이잖아요.

[기자]
네, 경선 과정에선 줄곧 '한덕수 전 총리와 단일화'를 앞세워 당내 지지세를 끌어올렸지만, 정작 후보가 되고선 사실상 버티기에 들어가 출발부터 타격이 컸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선거운동 초반 이슈가 모두 단일화 불발에 집중됐고, 친윤계 지도부의 심야 후보 교체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여론을 악화시킨 측면이 큽니다. 방금 보신 것처럼 김 후보가 큰 절로 사죄했습니다만, 신속한 단일화 약속을 지키지 않은 부분은 언급이 없었고, 오히려 "당내 민주주의가 무너졌다"며 당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과정을 주도한 당 지도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습니다.

[앵커]
그럼에도 선거 막판 들어 김문수 후보의 인간적인 면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도 사실 아닌가요? 기자> 국민의힘은 김 후보 인물론을 앞세워 상대방의 도덕성 논란을 적극 공략했는데, 후반 지지율 반등과 상승세를 탄 건 분명해보이지만, 앞서 말씀드린 절연이나 단일화 불발 사태에 따른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앵커]
이준석 후보와 단일화에 실패한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겠죠?

[기자]
​​​​​​​두 사람의 득표율을 단순 합산해보면 이재명 대통령 득표율을 넘어서는 게 사실입니다. 물론 이 후보 지지층이 전부 김 후보를 지지했을 거란 보장은 없지만, 그럼에도 단일화를 했다면 어느 정도 시너지 효과까지 예상됐던 만큼, 이 후보 역시 '책임론'에서 자유롭진 않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앵커]
​​​​​​​ 국민의힘 입장에선 보수 재건이 급선무일텐데, 잡음부터 나오는 것 같아요.

​​​​​​​[기자]
​​​​​​​친한동훈계 의원들이 가장 적극적입니다. 어제 개표 결과가 다 집계되기 전부터 책임소재를 묻겠단 글을 다수 의원들이 게시했는데요. 계파 갈등을 의도적으로 노출시켜 당 재건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아보려는 의도 아니겠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또 대선패배 후 "당을 해체하는 수준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관계자들은 많습니다만, 정작 본인들의 기득권을 내려놓을 수 있냐는 질문엔 제대로 된 답을하지 못합니다. '나만빼고혁신' 하겠다는 게 당의 현 주소라는 자조섞인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떄문입니다. 만약 내년 지방선거까지 패배한다면 국민의힘은 행정권력, 의회권력, 지방권력 모두 잃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겠습니다.

[앵커]
​​​​​​​선거패배란 결과보다도 지금 상황을 어떻게 바꿔나가야할지가 더 마땅치 않은 상황인 것 같네요.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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