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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혈통' 트럼프에 "러시아 압박해달라"…"우크라이나랑 싸우게 놔둬야"

  • 등록: 2025.06.06 오전 10:17


취임 한 달째를 맞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처음으로 마주앉은 회담장에서 트럼프의 '독일 혈통'을 꺼내들었다.

독일과 손을 잡고 러시아를 함께 압박하자고 촉구했지만, 트럼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좀 더 싸우게 놔둬야 한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메르츠 총리는 이날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와의 회담에 앞서 선물로 준비한 금박 액자를 소개했다. 독일 태생인 트럼프의 할아버지 프레데릭 트럼프(독일 이름 프리드리히 트럼프)의 출생증명서 사본을 액자에 담은 것이다. 트럼프의 할아버지는 이후 1885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메르츠 총리는 트럼프 집안의 이민 배경을 언급하며 "미국과 독일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데 좋은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담 날짜도 소재가 됐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이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시작한 1944년 6월6일을 언급하며 "내일이 디데이라는 점을 상기시켜드리고 싶다. 우리 나라가 나치 독재에서 해방된 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 전쟁(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말하는 이유"라고 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압박을 구상 중"이라며 운을 띄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좀처럼 장단을 맞춰주지 않았다.

오히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서로 싸우는 아이들에 빗대며 "가끔은 그들이 한동안 싸우도록 한 뒤에 그들을 떼어 놓는 것이 좋다"고 받아쳤다.

메르츠 총리는 이같은 비유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지 않는다"고 답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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