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으로 토니상 극본상 및 작사·작곡상을 받은 박천휴 작가는 9일 "오늘 하루종일 울지 않으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수상 직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꿈꿔왔던 것보다 훨씬 큰일"이라며 이같은 소감을 밝혔다.

박 작가는 "(토니상 수상)비결은 모르겠다"며 "여러 명이 진심을 다해서, 최선을 다해서 만들었다. 그것 하나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어쩌면 해피엔딩'은 8일(현지시간)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작품상을 비롯해 연출상, 남우주연상, 무대디자인상 등 6관왕을 차지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을 창작한 박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는 작사·작곡상과 극본상을 공동 수상했다.

박 작가의 작사·작곡상과 극본상 수상은 한국인 최초다.

박 작가는 윌 애런슨과 함께 작사·작곡상 수상자로 선정된 직후 무대에 올라 청중의 박수에 화답하며 "브로드웨이 커뮤니티가 우리를 받아들여 준 것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작가와 애런슨 작곡가는 새로운 작품과 함께 '일 테노레' '고스트 베이커리' 등의 영어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고 제작사 NHN링크를 통해 밝혔다.

그는 수상 소감에 앞서 "(작품과 달리)저는 아직 싱글입니다"라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5년 시범 공연을 거쳐 2016년 말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뉴욕 벨라스코 극장에서 오픈런(open run·폐막일을 정하지 않고 무기한 상연) 형태로 공연하고 있다.

박 작가는 "한국에서 첫 트라이아웃(시범 공연)을 한 게 10년 전이다. 10주년이 됐는데 한국 관객분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이 없었다면 뉴욕에서 공연을 준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런슨 작곡가는 "우리 '반딧불이'(어쩌면 해피엔딩의 미국 팬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표하고 싶다"고 했다.

10주년을 맞는 어쩌면 해피엔딩의 국내 공연은 올해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