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대한 사회학자 중 한 명인 막스 베버는 '권력'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누군가 저항해도 자기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는 힘' 이라고. 다른 사람이 싫어해도 자기 뜻대로 한다는 거죠.
"니 내 누군 줄 아나! 내가 임마 느그 서장이랑 마 밥도 먹고! 응! 사우나도 하고 마 다했어!"
범죄자라도 권력을 과시하면 공권력조차 고개를 숙입니다. 권력자가 겉멋에 타락하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첫 기자회견에서 특별감찰관을 임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권력을 가진 본인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견제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특별감찰관 임명도 국회에 요청하라고 해놨습니다."
현대 한국 정치사가 비극의 연속인 건, 권력에 기생하는 군상들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가족이나 친척, 측근들이 가장 문제입니다.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대통령이라고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도 문제였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임기 말 아들 3형제 모두 비리에 연루됐습니다.
'특별감찰관제'가 도입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진정한 개혁은 나로부터 가까운 데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해서 사전에 강력하게 예방하겠습니다."
2015년 처음 임명된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이상을 감시합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도 권력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너무 억울해요."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특별감찰관을 약속했지만, 재임하는 동안 끝내 임명하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8년간 특별감찰관은 공석이었고, 결국 비극이 반복됐습니다.
"낡은 로마를 태워버려라. 태워버려라."
권력이 통제를 벗어나면 네로 황제처럼 로마를 불태우기도 합니다. 선한 권력은 있어도 선한 권력자는 없습니다. 그래서 '통제받지 않는 정부는 악'이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습니다.
우리 현대사에서 권력자에게 직언할 수 있는 주변인이 한 명이라도 있었더라면, 지금 같지는 않았을 겁니다. 권력은 짧고 고뇌는 깁니다.
7월 4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등잔 밑부터 밝혀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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