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치사율 40%' 소리 없는 살인자…여름철 집중되는 '밀폐 질식 사고'
등록: 2025.07.13 오후 19:17
수정: 2025.07.13 오후 20:46
[앵커]
도로의 맨홀에 빠져 발생하는 질식 사고는 여름철에 특히 잦아 '여름의 소리없는 살인자'라는 악명이 붙었죠. 지난주에도 인천에서 2명의 사상자가 나왔는데, 최근 10년동안 맨홀에서 쓰러진 근로자만 무려 300명에 가깝습니다.
치사율이 40%가 넘는 맨홀 사고, 예방법은 없는지 김동영 기자가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시커먼 입을 벌린 듯 땅 속 깊이 나 있는 구멍, 맨홀.
좁고 어두운 구멍 속, 유독 가스가 차면 도망칠 곳이 없습니다.
지난 6일 인천에서는 맨홀 속에 작업자 2명이 들어갔다 한 명이 숨지고 다른 한 명은 중태에 빠졌습니다.
김만종 / 인천 계양소방서 현장대응단장
"일산화탄소와 황화수소가 검출돼 유해가스에 의한 질식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런한 질식 사고의 무서움은 그 사망률에 있습니다.
최근 10년간 산업 현장의 질식사고 피해자는 298명. 이 가운데 숨진 사람은 126명으로 42%에 이릅니다.
추락 등 다른 일반 산재의 사망률 0.98% 보다 40배 이상 더 높은 겁니다.
이영주 / 경일대학교 교수
"숨을 못 쉰다는 건 바로 즉시적으로 우리 신체에 손상을 입히거나 생명이 치명적이기 때문에…."
특히 질식 사망자 중 30%는 6~8월 무더운 여름철에 집중돼 있습니다.
지난 8일 경남 통영에서는 배 안 어획물 창고를 청소하던 4명이 질식해 쓰러졌는데, 더운 날씨로 썩은 물고기에서 나온 유독 가스 때문이었습니다.
어선 관계자
"고기가 몇 마리 부패되면서 이렇게 가스가 찼어요. 이런 배는 원래 환기 장치가 없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유독 가스나 산소 부족으로 발생해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질식 사고, 그 예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환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밀폐공간 작업 시, 적어도 25분 이상 그 공간 부피보다 10배 이상의 신선한 공기를 불어 넣어야 안전합니다.
환기를 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이렇게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현행법상 밀폐공간 작업은 신고 의무도 없어 사전 감독도 힘든 상황.
인천 맨홀 사고를 계기로 대통령까지 나서 특단의 조치를 주문했지만,
이규연 /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지난 7일)
"후진국형 산업 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 관리를 정비하고…."
해결책을 알고서도 반복되는 질식 사고, 이제는 멈출 수 있을지... 뉴스7 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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