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반역죄"…'엡스타인 스캔들' 엮인 트럼프, 오바마로 국면 전환 시도
등록: 2025.07.23 오전 10:23
수정: 2025.07.23 오전 10:2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출신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연방 요원들에게 체포되어가는 AI '가짜' 동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이어 오바마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주도했다"며 폭언에 가까운 표현으로 그를 비난했다.
성범죄를 저지른 뒤 숨진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 문제로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상황 타개를 위해 오바마로 시선 분산을 시도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기자들의 엡스타인 관련 질문에 답하다가 돌연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름을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갱단의 두목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라며 "그는 유죄이며, 이것은 반역죄"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쿠데타를 주도했다"라는 주장까지 내놨다.
앞서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당시 자신의 선거 캠프가 러시아 측과 공모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을 유도했다는 '러시아 게이트'에 연루됐는데, 이것이 오바마 전 대통령이 꾸민 일이라는 주장이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연방 요원들에게 잡혀가는 가짜 동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든 80여초짜리 '가짜 동영상'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백악관 집무실에 앉아 있다가 연방 요원들에게 체포되어 수감되는 모습을 담았다.
앞서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18일 오바마 행정부 인사들이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한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정보를 조작했다면서 관련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사무실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이러한 주장을 반박했다. 오바마 측은 "이런 괴상한 주장은 우스운데다가 시선을 돌리려는 효과 없는 시도"라면서 "지난 주 공개된 자료 중 어떤 내용도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노력했으나 투표 조작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널리 받아들여진 결론에 반박이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최근 '엡스타인 리스트' 의혹에 휩싸여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체포돼 2019년 수감 도중 스스로 생을 마감했는데, 지난 2월 팸 본디 법무장관이 엡스타인의 '접대 리스트' 존재를 언급하면서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과 한때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디 법무장관은 이후 그러한 리스트가 없다고 말을 바꿨지만,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는 요구가 빗발치자 트럼프는 트럼프와 엡스타인의 관계를 다룬 보도를 내놓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거액의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엡스타인 관련 의혹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마녀사냥"이라며 일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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