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주주 양도세 기준 인하를 포함한 세제 개편안이 정치권뿐만 아니라 우리 증시도 뒤흔들고 있습니다.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 금요일 우리 증시는 새 정부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요. 왜 이렇게까지 후폭풍이 거센건지 경제부 노도일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노기자, 이번 세제 개편안이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게 맞습니까?
[기자]
정부가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다음날 코스피는 3.88%, 코스닥은 4% 넘게 급락했습니다. 두 시장에서 100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한 그야말로 검은 금요일이었습니다. 대만과 일본 중국 증시가 1% 미만 하락세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하락폭이 컸습니다. 결국 세제 개편안이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은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다고 해명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제 개편안 영향을 빼놓고는 '검은 금요일'을 설명할 수 없다고 진단합니다. 특히나 대만과 중국은 관세 협상을 마무리짓지도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나정환 / NH투자증권 연구원
"지금 다른 국가의 주가지수 빠지는 거 보면 사실 하락 폭이 가장 큰 건 한국이거든요. 세법 개정안 이슈 때문에 주가의 하락 폭이 큰 게 아닌가…."
[앵커]
정치권에서는 대주주 양도세 기준 인하를 두고 논란이 있던데요. 구체적으로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네,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 소액투자자는 시세차익을 거둬도 양도세를 내지 않습니다. 양도세가 있는 미국에 비해 우리 증시가 매력적인 이윱니다. 다만 한 종목을 50억 원 이상 갖고 있는 대주주는 시세차익의 20~25%가량 양도세를 내야 합니다. 그런데 정부가 이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는 개정안을 발표한 겁니다.
[앵커]
그런데 양도세가 주식 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까?
[기자]
보통 대주주에 해당하는 투자자들은 대주주 기준을 피하려고 연말전에 주식을 팔았다가 연초에 다시 사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해당 종목 주가가 떨어지게 될 수 밖에 없죠. 실제로 자본시장연구원이 2020년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대주주 기준 확대가 불필요한 변동성을 초래하고, 투자자의 주식거래행태를 왜곡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대주주 양도세를 내는 투자자들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기준이 50억원인 현재는 대략 4~5000명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10억원으로 낮아지면 1만 3000명정도가 될 거란 게 업계의 추산입니다.
[앵커]
전체 주식 투자자에 비하면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진성준 위원장이 말한것처럼 '주식시장 안 무너진다'는 말도 일리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수치상으로는 일리 있는 말일 수 있지만 투자의 세계는 심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재명 정부는 코스피 5000시대를 천명하면서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배당소득세 분리과세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증시 부양과 반대로 가는 대주주 양도세 강화안이 나오면서 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특히나 이재명 대통령은 고강도 대출 규제까지 내놓으면서 부동산을 틀어 막고, 주식시장 투자를 권유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지난달 3일 간담회)
"이제는 부동산보다는 금융시장으로 옮기는 게 훨씬 더 낫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만들려고 합니다. 얼마든지 가능하고…."
[앵커]
아무래도 투자자들 입장에선 실망감이 클 수 밖에 없겠네요. 노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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