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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타고 나가야"…농어촌 지역에선 쓰기 힘든 민생쿠폰

  • 등록: 2025.08.04 오전 08:36

  • 수정: 2025.08.04 오전 08:38

[앵커]
전 국민에게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지역 경제와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해 주소지에서만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도시와 달리 고령화 된 농어촌지역, 특히 산간오지와 도서벽지에서는 사용할 곳이 없어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김태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남 목포에서 배로 10분 거리에 있는 율도. 항구에 배가 정박하자 주민들이 물건을 가득 채운 수레를 끌고 내립니다.

한 주민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쓰기 위해 육지에 다녀오는 길이라고 말합니다.

정경수 / 전남 목포시 율도
"시간 내서 일부러 목포까지 왔다 갔다 해야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어떻게 쓸 수가 없습니다. 도서지방은 너무 오지라서…."

주민 180여 명이 살고 있는 이 섬마을엔 식당은 물론 작은 슈퍼 하나 없습니다.

전남 진도군의 이 마을에는 농협 하나로마트가 있습니다.

생필품을 두루 갖추고 있지만 이곳에서도 소비쿠폰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연 매출 30억 원이 넘는데다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매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곽홍석 / 전남 진도군
"이 섬 지역은 마트에서 못 쓰게 하면 닷새 만에 열리는 시장에서 쓰는데 그것밖에 없으니까…."

고령화 된 이 농촌마을에서는 어르신들이 읍내까지 차를 타고 나가는 일도 버겁습니다.

버스라고 해봐야 하루 4번 다니는 게 고작. 택시는 비용 부담이 커서 결국 이웃의 도움이 있어야만 장을 봅니다.

성순자 / 경북 청도군
"읍에 가면 아는 사람들이 태워주고 또 (마을에서)내려온다 하면 내려왔다고 태우러 오고…."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 전 국민에게 지급된 소비쿠폰. 농어촌 오지 주민들은 사용처를 늘리고 기한을 늘려 줄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TV조선 김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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