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4일 전방 지역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6월 확성기 방송을 전면 중단한 이후 약 두 달 만의 조치다.
4일 국방부는 대북확성기 철거 작업 사실을 밝히고 “대비태세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남북 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철거는 고정형 확성기 전체를 대상으로 하며, 수일 내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다만 군사 기밀을 이유로 정확한 설치 위치나 수량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군은 이번 조치가 북한과 사전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결정된 사안임을 분명히 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과 철거에 대한 별도 협의는 없었고, 6월 확성기 방송 중단 이후 내부 논의를 거쳐 추진된 후속 조치”라며 “확성기 철거는 단순한 중단을 넘어, 긴장 완화를 위한 실질적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우리 군은 지난 6월 11일 오후 2시, 1년 넘게 이어온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
확성기 방송 중단 이후 북한도 대남 방송을 멈춘 상태다. 그러나 북한은 우리와 달리 철거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 측에서 대남 확성기를 철거하는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고, 일부 장비를 정비하는 장면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6월,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이에 북한도 대남 확성기를 작동시키며 접경지 일대에서는 양측 간 확성기 공방이 이어졌고, 이로 인해 주민들이 소음 피해를 호소하는 상황이 계속돼 왔다.
국방부는 이번 조치가 군사적 대비태세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이뤄졌으며, 향후 북한의 대응 여부와 접경지역 정세 변화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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