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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 먹었다고 학폭' 日 야구명문, 고시엔서 중도 하차

  • 등록: 2025.08.11 오후 16:51


일본을 대표하는 고등학교 야구 대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에서 야구 명문이 학교 폭력 논란으로 중도 하차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11일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고료고등학교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고시엔 2차전 출전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히로시마 소재의 고료고등학교는그동안 고시엔 본선에만 26번 진출했고, 준우승 4회를 기록한 야구 명문이다.

올해도 본선에 오른 고료고등학교가 첫 경기를 앞둔 7월 하순, 소셜미디어를 통해 학교 야구부내 폭력 사건을 폭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폭로에 따르면 올 1월 야구부 1학년이 2학년 선배 4명에게 가슴과 뺨을 맞는 등 집단 폭행을 당했다. 야구부 생활 규정을 어기고 기숙사에서 컵라면을 먹었다는 이유에서였다.

가해 부원은 1개월 공식전 출전 금지라는 비교적 가벼운 처분을 받았고, 피해 학생은 전학으로 야구부를 떠났다.

이러한 내용이 알려지고 과거 야구부에서 감독이나 코치, 선후배간 폭력과 폭언이 있었다는 추가 폭로까지 나오면서 비판이 거세졌다. 아베 도시코 문부과학성 장관까지 나서 "매우 유감이며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면서 "(이 학교의 출전 여부는)일본고교야구연맹에서 적절히 이뤄질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의미심장한 언급을 더했다.

결국 고료고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상 초유의 '학폭 기권'을 알렸다. 호리 마사카즈 고료고 교장은 "본교는 어떠한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는데, 이번 사태를 초래해 매우 유감스럽고 참담한 마음"이라며 "앞으로 이와 같은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카이 데쓰유키 야구부 감독도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고시엔은 일본 고교 야구에서 가장 권위있는 대회로 약 4000개 학교가 출전해 '꿈의 무대'로 불린다. 고시엔 예선이 아닌 본선에서 학내 폭력 사태로 참가팀이 기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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