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스위스 정치권에서 미국산 F-35 전투기 구매 취소를 검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현지시간 11일 보도했다.
스위스는 10여 년 전부터 신형 전투기 도입을 추진했으나 2014년 국민투표에서 스웨덴 사브의 그리펜 도입안이 거부됐다. 이후 2020년 기종을 특정하지 않은 채 국민투표에서 50.1% 찬성으로 신형 전투기 도입을 결정했다. 4개 후보 중 프랑스 다소의 라팔과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가 경쟁했으며, 2021년 F-35로 최종 선정했다.
스위스는 60억 스위스프랑(약 10조 원)을 들여 36대의 F-35를 2027~2030년 사이 도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달 추가 비용 약 10억 스위스프랑(1조7천억 원) 발생 가능성을 통보했다. 미국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도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스위스 녹색당 발타자르 글레틀리 의원은 미국이 미군과 동일 조건으로 대금을 요구하면서도 비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비판했다. 녹색당은 올해 3월 F-35 구매 취소안을 연방의회에 제출했으며, 다음 회기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한스-페터 포르트만 자유당 의원은 "F-35 도입 사업을 계속할지 중단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계약 해지 가능성도 언급했다. 반면 켈러 주터 스위스 대통령은 현재로선 도입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미국과 스위스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미국이 스위스에 39% 관세를 부과하면서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잔대 정치학과 오스카르 마촐레니 교수는 스위스가 미국 동맹국으로서 누려온 특권이 흔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 내에서도 스페인은 F-35 구매 계획을 보류하고 유럽제 전투기로 방향을 전환했으며, 포르투갈과 캐나다도 미국 관세 문제로 구매 계획을 재검토 중이다.
록히드마틴 측은 "외국 군부 판매는 정부 간 거래로, 미국과 스위스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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