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진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DF-100을 공개해 주목받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다큐멘터리에서 2분가량 공개된 DF-100은 2019년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등장했으나, 그간 실체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2024년 주하이 에어쇼에서 일부 제원이 소개됐다.
DF-100은 사거리 3천~4천㎞, 마하 4 속도로 비행하며 관성항법과 베이더우 위성 위치 추적을 결합해 미터 단위 정밀도로 40분 내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최대 사거리는 한국, 일본, 대만은 물론 오키나와와 괌 미군기지까지 도달 가능해 중국이 제2열도선까지 타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은 일본 오키나와-대만-필리핀-말라카 해협을 잇는 ‘제1열도선’과 일본 이즈반도-괌-사이판-인도네시아를 잇는 ‘제2열도선’을 대미 군사 방어선으로 설정하고 있다. DF-100은 이 지역 미군 전력 투사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첨단 무기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제임스 차 조교수는 DF-100이 지상 발사 외에 폭격기에서도 발사 가능해 실제 사거리가 6천㎞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스템슨센터의 윈쑨 연구원은 최근 내부 혼란에도 불구하고 인민해방군 로켓군은 하드웨어 분야에서 여전히 강력한 세력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군사평론가 쑹중핑은 DF-100을 인민해방군의 최강 카드 중 하나로 꼽았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관계대학원의 양쯔 연구원은 이번 공개가 글로벌 혼란 속 중국이 군사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최근 세계 경제 침체와 미국의 무역·관세 압박, 아시아·태평양에서의 안보 위협 속에서 중국은 첨단 무기 공개로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친미 성향의 대만 민진당 정부를 겨냥한 경고라는 해석도 있다.
한편, 중국은 다음 달 2~3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80주년 대회’ 준비를 명분으로 첨단 무기 공개를 잇따라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미국 스텔스 전투기 F-35, F-22에 맞서 개발 중인 5세대 스텔스 전투기 J-35의 공군 및 해군 버전이 공개됐다.
또 지난 6일에는 중국 내 온라인에서 6세대 스텔스기의 이미지로 추정되는 사진이 유출돼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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