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05년 전 창덕궁 내부를 장식했던 조선 왕실의 마지막 궁중회화 벽화 6점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최대 높이 2m, 너비 9m에 달하는 대작들인데요. 어떤 풍경과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박소영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기암괴석으로 가득찬 화폭. 소나무가 늘어선 숲길을 두 사람이 걷습니다.
한 사람은 천년을 살았다는 거북을, 다른 사람은 3000년에 한 번만 열매가 열린다는 복숭아 가지를 손에 들었습니다.
하얀 보름달이 뜬 하늘. 물결이 바위에 부딪치고, 목을 길게 뺀 학들이 서서히 날아오릅니다.
105년 전 창덕궁 건물 세 곳을 장식했던 벽화 6점과 밑그림 1점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김규진이 금강산을 유람하며 그린 '금강산만물초승경도'와 '총석정절경도', 오일영과 이용우가 함께 그린 '봉황도' 등 6점 모두 조선 궁중회화의 전통을 이은 청록산수화풍의 대작입니다.
창덕궁 벽화는 1917년 화재로 건물이 잿더미가 되면서 사라졌다가 1920년 건물을 다시 지으면서 재건됐습니다.
벽에 직접 그리지 않고 비단에 그린 뒤 부착한 점이 특징입니다.
노명구 /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장
"6명의 화가가 그린 작품들은 전통적인 궁중화풍으로 그려진 정교하고 아름다운 그림이었습니다. 2013년부터 시작된 보존 처리를 통해…."
화가들은 '삼가 그려 올린다'는 뜻의 '근사'라는 말과 함께 그림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습니다.
국립고궁박물관 측은 이 인장이 자의식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당대 화가들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TV조선 박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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