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체

"교량 안전장치 임의 철거해 붕괴"…현장 소장은 자리 비워 '하도급 관리 엉망'

  • 등록: 2025.08.19 오후 21:30

  • 수정: 2025.08.19 오후 21:32

[앵커]
지난 2월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도급 업체가 작업 편의를 위해 안전 장치를 임의로 제거했고, 감독 책임이 있는 시공사는 이 사실도 몰랐습니다. 한 마디로 '인재'였던 겁니다.

서영일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속도로 교량 구조물이 한쪽으로 기울더니 순식간에 무너져 내립니다.

지난 2월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세종-안성 고속도로 공사현장 붕괴 모습입니다.

6개월 간 사고 원인을 분석한 국토부 사고조사위원회는 "안전 불감증이 만든 총체적 인재"라며 "하도급 관리도 허술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교량 거더, 대들보를 놓을 때 무너짐 방지를 위해 스크류잭이란 안전장치를 설치하는데, 하도급 업체는 작업 편의를 위해 해당 안전장치를 제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들보를 옮기는 특수장비도 앞쪽으로만 이동해야 하는데, 뒤로 이동하면서 대들보가 비틀렸고 결국 붕괴된 겁니다.

오홍섭 /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장
"사고 당시에 스크류잭뿐만 아니라 전도방지 와이어 또한 가로보 철근 용접을 위해 이미 제거되어 있던 상태였습니다. 하수급자의 현장 소장이 스크류잭을 제거하도록 지시하였다고…"

사고 당시 현장소장은 현장에 없었고, 특수장비도 신고되지 않은 다른 작업자가 조작했습니다.

현장을 감독해야 하는 원청업체인 현대엔지니어링은 CCTV를 달아놓고도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습니다.

국토부는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해 영업정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태병 /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
"중대 사고가 일어난 거고 사망자 수가 많기 때문에 국토부 직권 처분을 할 계획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 주우정 대표는 "안전 관리 시스템을 근본부터 재점검하겠다"며 다시 한 번 사과했습니다.

TV조선 서영일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