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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ICAO에 '평양 무인기' 또 문제 제기할 듯…입장문서 "전파 교란은 한미훈련 탓"

  • 등록: 2025.08.20 오후 19:11

  • 수정: 2025.08.20 오후 19:12

"남한이 2024년 10월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다"며 북한이 UN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진상조사를 요구했다가 ICAO 측이 이를 기각한 데 대해 북한이 다시 한 번 문제 제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ICAO 42차 총회 측에 "(무인기 사건 기각은) 정치적 편견", "이중잣대"라며 "ICAO는 모든 회원국들에게 남한의 위반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보냈다. 북한은 이 입장문에서 우리 측이 문제 제기한 북한의 '전파 교란' 행위에 대해 사실상 인정하기도 했다. ICAO 42차 총회는 오는 9월 몬트리올에서 개최된다.
 

북한이 ICAO 측에 제출한 문서 중 일부 / 출처 = ICAO 홈페이지
북한이 ICAO 측에 제출한 문서 중 일부 / 출처 = ICAO 홈페이지

ICAO 측은 지난 달 말, 홈페이지에 북한 당국이 발송한 주장이 게재된 문건 여러 건을 게재했다. 북한은 해당 문건에서 "군용 무인기는 ICAO 협약에 포함되지 않고, 해당 무인기가 항공 안전을 위협했다는 충분한 증거가 없고 정치적 사안이라는 이유로 우리의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한) 문제 제기가 기각됐다"면서 "반대로 남한이 제기한 '북한의 위성항법시스템(GNSS) 교란' 문제는 총회에 보고하기로 결정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우려가 이사회에서 기각된 것은 편견과 이중잣대 탓"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이사회의 일부 회원국들이 남한을 편들었다"며 "ICAO는 모든 회원국들에 남한의 위반 사실을 알리고, 남한이 드론과 풍선 등으로 항공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중단하게끔 촉구하라"고 했다.

그런데 북한은 이 문건에서 우리 정부가 계속 문제 삼았던 '위성항법시스템 교란'에 대해 사실상 우회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북한은 "남한이 주장하는 '전파 교란'은 일방적이고 비과학적인 날조"라면서도 "그 근본 원인과 책임은 계속되는 한미 합동 군사연습과 나토(NATO)의 군사 활동 탓"이라고 언급했다.

정부는 "북한의 GPS 신호교란으로 20개 이상 국가·지역의 4400여대 민간항공기가 영향을 받았다"며 지난해 이를 ICAO 이사회에 정식 의제로 제기했고, ICAO는 북한을 GPS 교란 행위의 주체로 직접 지목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결정문을 지난 4월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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