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아름다운 계획은 있습니다.
하지만 철학자 칼 포퍼는 경고했죠. '지상천국을 만들려는 시도는 결국 지옥만 만든다.(The attempt to make heaven on earth invariably produces hell.)' 조선 후기 '환곡제도'가 그랬습니다.
곡식을 비축했다가 춘궁기에 꿔주고, 가을에 이자 10%를 붙여 거둡니다. 굶주린 백성을 살리려고 만든 곡식창고였죠.
하지만, 세월이 흐르자 고리대금 창구로 변질됐습니다. 다산 정약용은 그 참상을 강진 유배 4년째 쓴 시에 적나라하게 남겼습니다. 백성의 고혈을 짜는 최악의 제도로 전락하자, 결국 민란이 일어났습니다.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지금까지 노동계의 염원이 미뤄졌었는데 오늘 우리가 그것을 달성했다, 자랑스럽습니다."
개정안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하청 노조의 원청 교섭권, 경영상 결정까지 쟁의 대상 포함, 그리고 손해배상 청구 제한. 당연히 파업이 급증할 거고, 기업은 경영상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질 겁니다.
"산업 현장은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글로벌 경쟁에서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가 어렵습니다."
민주당은 '선진국 수준에 맞춰 가는 것' 이라지만,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고 합니다. 약자를 보호하겠다며 강행한 법안 가운데, 오히려 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몬 전례가 많습니다.
과거 비정규직 보호법이 일자리를 늘렸을까요? 노란봉투법도 기업의 엑소더스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현실 인식 아닌가 싶습니다. '잘못되면 법을 다시 고치면 된다'네요. 이런 경솔하고 무책임한 발언이 어디 있을까요?
"이것이 우리가 만들려던 공화국 맞습니까? 지난 2년보다 지난 2개월간 더 많은 사람을 처형했소! 당신의 그 잘난 정의와 법이!"
자유, 평등, 박애의 이상에 불타던 프랑스대혁명도 공포 정치로 전락했습니다. 자신의 이념을 절대시해 반대파를 모두 반혁명분자로 처형했기 때문입니다.
이념이 현실을 잊는 순간, 역사는 칼끝처럼 되갚습니다.
8월 25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아니면 말고라고'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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