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행 인플루언서 내세운 '숙박공구 플랫폼', 2억원 미지급 사태로 피해자 속출
등록: 2025.08.27 오전 11:02
수정: 2025.08.27 오전 11:04
한 숙박 중개 플랫폼이 숙박을 공동구매 하겠다며 SNS 여행 인플루언서들을 모집한 뒤 막상 호텔들에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투숙객들의 예약이 무더기 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숙박공구’란 ‘숙박이용권 공동구매’의 준말로, 적게는 수십 명이 모여 한꺼번에 호텔 숙박이용권을 구매해 비교적 저렴하게 숙박하는 것을 일컫는다. 통상 여행 인플루언서들이 홍보를 하면 팔로워(고객)들이 중개 업체를 통해 숙박이용권을 구매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인플루언서는 판매대금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게 된다.
26일 서울 강남경찰서와 경기 부천원미경찰서는 숙박 중개 플랫폼 업체 대표 최 모 씨에 대한 고소장을 최근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최 씨의 숙박 중개 플랫폼은 지난해부터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들을 내세워 국내 각지의 4~5급 호텔들에 대한 모객을 진행했다.
그러나 플랫폼이 호텔에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호텔 측에서는 투숙객들의 예약을 일방 취소하는 피해가 속출했다.
피해자 A 씨는 “리조트에 갔는데 투숙객 명단에 이름이 없어 당황했다“며 ”공동구매를 주선한 인플루언서에게 물었더니 ‘해당 플랫폼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피해자 B 씨는 “호텔 측에서 돌연 대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며 취소 연락이 왔다”며 “휴가 일정을 불가피하게 수정했다”고 밝혔다.
팔로워가 수십만 명에 달하는 일부 인플루언서들은 자신들을 보고 피해자들이 공동구매에 참여한 만큼 피해자들에게 사비로 대신 숙박권을 구매해주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TV조선이 해당 업체의 제휴 호텔들에 문의한 결과 많은 곳은 1억여 원에서 적은 곳은 수천만 원에 이르기까지 최소 2억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강원도의 한 호텔 총지배인은 “올해 들어 이 지역 호텔들을 중심으로 수억 원대 대금 미납이 이뤄지고 있어 피해상황을 공유중“이라고 밝혔다.
강원도 소재 또다른 호텔의 관계자는 “제2의 티몬 사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해당 중개업체로부터 1억 원 넘는 돈을 지불받지 못했고 이미 예약 확정이 된 투숙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손실을 감수하고 받아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개업체 대표 최 모 씨는 TV조선과의 통화에서 약 2억 원의 대금 미납은 인정하면서도 “협업하던 한 호텔이 일방적으로 공구 일정을 취소하면서 자금융통이 일시적으로 어려워졌다”며 “사업을 정리하고 소비자들의 환불금과 호텔 미납금을 순차적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고소인 조사를 마친 뒤 해당 업체 관할지 경찰서로 사건을 이송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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