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매년 이어지면서, 한때 ‘집값 프리미엄’의 상징이던 남향 집 대신 햇빛을 피할 수 있는 ‘북향 집’이 주거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고 27일 아사히TV가 보도했다.
도쿄도 하치오지시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다카하시 히로유키(41)씨는 “현재 북향 집은 만실”이라며 “햇볕이 강하게 들어오는 남향이나 서향 집은 오히려 더워서 기피된다”고 설명했다.
남향 집에 살던 조스케(26)씨도 북향 집으로 이사를 결정했다. 그는 “햇빛이 덜 들어오면 눈부심이 줄고, 덥게 느낄 일도 적을 것 같아 북향 집을 계약했다”며 “이제는 겨울 추위보다 여름 더위를 어떻게 견디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5년째 북향 집에서 살고 있는 이사오(45)씨 역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북향이지만 채광이 좋아 집이 어둡지 않고, 여름철 실내 온도가 30도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오전엔 에어컨도 필요 없다”며 “겨울에는 단열 성능 덕분에 큰 불편이 없다. 여름을 쾌적하게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북향 집이 최고”라고 강조했다.
임대료가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전철역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는 한 아파트의 경우, 남향 집 월세는 약 5만 엔인 반면 같은 조건의 북향 집은 4만5천 엔 수준으로 10%가량 더 저렴하다.
실제로 올해 도쿄 도심은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나흘 연속 40도를 넘겨 2013년 이후 역대 두 번째 최장 기록을 세웠으며, 26일 기준 9일 연속 최고기온 35도 이상을 기록했다. 연간 폭염일수도 이미 22일을 기록해 지난해와 같은 역대 최다 수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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