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체

伊 베네치아 주지사, 소매치기 극성에 "전자팔찌 채우자" 제안

  • 등록: 2025.08.29 오전 09:38

  • 수정: 2025.08.29 오전 09:39

베네치아에서 10대 소매치기 직접 붙잡은 미국 관광객 /엑스(X) 캡처
베네치아에서 10대 소매치기 직접 붙잡은 미국 관광객 /엑스(X) 캡처

이탈리아 대표 관광 도시 베네치아에서 소매치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지역 주지사가 전자 팔찌 부착 방안을 제안하고 나섰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루카 차이아 베네토주 주지사는 “소매치기 상습범들에게 전자 팔찌를 채워 기존 범행 구역에 다시 들어오면 당국에 즉시 신호가 가도록 하자”고 밝혔다.

차이아 주지사는 “관광객은 신성불가침한 존재”라며 “베네토의 모든 도시, 특히 베네치아의 무결성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광객이 거리와 골목을 걸을 때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상황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소매치기를 단순한 ‘사소한 범죄’가 아니라 시민·관광객·기업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로 규정했다.

그가 전자 팔찌 방안을 거론하게 된 배경에는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영상이 있다. 영상 속에서 한 50세 미국인 여성 관광객은 배낭 속 지갑과 에어팟 등을 훔친 10대 소매치기 3명을 추격해 붙잡았다. 그는 소매치기 일당 중 14세 소녀의 머리채를 붙잡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1시간가량 놓아주지 않았고, 이 장면은 틱톡에서 400만 회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다.

경찰은 일당 중 미성년자 2명을 절도 혐의로 체포했으나 곧 보석으로 석방했다. 텔레그래프는 지역 범죄 조직들이 “14세 미만 청소년은 기소할 수 없다”는 법망을 악용해 어린이를 소매치기에 동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재판이 열리더라도 피해 관광객은 대부분 이미 귀국해 증언이 어려운 실정이다.

소매치기 범죄가 도시 이미지를 훼손하자 최근 베네치아 주민들은 리알토 다리 인근 골목에 ‘소매치기 골목’이라는 현수막을 걸고, 당국에 범죄 조직 단속을 촉구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