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학창 시절 문구점 앞 뽑기 기계에 동전을 넣고 장난감을 뽑았던 기억, 다들 있으시죠. 포장을 열며 뭐가 나올까하는 설렘이 있었는데, 이런 뽑기 자판기, 일명 가챠 가게들이 최근 우후죽순 생기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불확실한 소비에 열광하는 이유가 뭔지, 오늘은 윤서하 기자가 이른바 '랜덤 소비' 열풍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알록달록한 뽑기 기계 앞에 몰려든 사람들. 원하는 상품이 나올 때까지 연신 버튼을 누릅니다.
기다리던 캐릭터가 나오면 환호하지만,
"오! 아후!"
본전이 아쉬울 때도 있습니다.
"5000원인가? 왜 이렇게 비싸?"
일본에서 수입된 랜덤형 뽑기 자판기, 일명 가챠입니다.
작은 캡슐 안엔 아기자기한 열쇠고리부터 한정판 피규어까지 다양한 상품이 담겨 있는데, 복권처럼 결과를 알 수 없다 보니 원하는 상품이 나올 때까지 홀린 듯 결제를 이어갑니다.
박상현 / 경기도 하남시
"한 3만 원 써본 것 같아요. 여러 번 해서 원하는 거 나올 때까지. 저는 물 포켓몬 좋아해서 뽑았는데 꼬부기 나왔습니다."
홍남영 / 천안시 동남구
"한 번에 원하는 게 나오면 쾌감. 소확행.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 같은 느낌으로."
인형뽑기 열풍도 다시 불고 있습니다.
오늘은 혹시 운이 좋을지 모른다는 기대감과 마침내 원하는 인형을 잡아냈을 때 느껴지는 짜릿함은 한때 거리에서 없어진 인형뽑기방을 다시 부활 시켰습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1~6월) 새로 생긴 인형뽑기방은 700여 곳,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늘었습니다.
안진우 / 인형뽑기방 운영자
"돌고 돌아서 이제 또 다시 유행을 하게 돼 가지고. 하루에 뭐 거의 수백 명 이상은."
전문가들은 불황 속에서 작은 기쁨이라도 얻으려는 심리가 확률형 아이템 열풍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이준영 / 상명대 소비자학 교수
"불황형 소비의 일종이다. 도파민을 파밍하듯이. 짜릿한 뇌의 도파민을 자극한다 이렇게 얘기하거든요. 500원 넣고 몇만 원짜리 탱크 막 기대를 하게 되니까."
이런 인기는 우리만의 얘기는 아닙니다.
최근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라부부 인형도 확률형 아이템입니다.
하지만 과소비와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성인도 마찬가지지만 청소년 같은 경우에 불필요하게 거기에 너무 많은 시간과 돈을 쓰게 되는 그런 문제점도 있다…"
뭐가 나올지 모르는 인형과 아이템에서 즐거움을 얻는 현실, 결코 달갑지만은 않은 사회현상이란 분석입니다.
TV조선 윤서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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