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전체

후계자론 '주애' 김정은 방중 동행, 김정일·김정은 전례는 어땠나?

  • 등록: 2025.09.03 오후 13:04

  • 수정: 2025.09.03 오후 13:06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현지시간 오후 4시 중국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딸 주애(붉은 원), 조용원·김덕훈 당 비서,  최선희 외무상 등이 동행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현지시간 오후 4시 중국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딸 주애(붉은 원), 조용원·김덕훈 당 비서, 최선희 외무상 등이 동행했다. /연합뉴스

현지 시각 어제(2일) 오후 4시쯤 중국 베이징역에 22량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전용 열차가 도착했다. 간단한 환영행사가 진행됐고, 김정은을 태운 전용차량이 동쪽 VIP 출입문을 빠져나갔다. 20여 대의 차량이 철통 경호 속에 북한 대사관으로 이동했다.

김정은의 베이징역 도착 모습은 2시간 뒤인 저녁 6시쯤 신화통신이 가장 먼저 보도했고, 이어서 오후 8시쯤 조선중앙통신이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영접을 나온 차이치(서열 5위)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등과 악수하는 김정은 뒤로 딸 김주애가 서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리설주와 김여정은 사진상으로는 보이지 않았고, 현재로선 방중 일정에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주애가 김정은의 해외 일정에 동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열차에서 김정은 바로 다음에 내렸고, 김정은 옆에 섰다는 점 등에서 단순 동행이 아닌 사실상의 외교 데뷔전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자외교장에서 외교 수업을 받게 하는 후계자 교육의 과정이란 이야기와 함께 중국 측에 김정은의 후계자 후보를 미리 인사시키려는 것이란 분석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74년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로 내정됐고, 1980년 6차 당대회를 통해 사실상 공식화됐다. 김정일은 1983년 6월 차기지도자 낙점 뒤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6월 1일∼13일 12박 13일 일정이었다. 김정일은 베이징에서 덩샤오핑과 리셴넨, 자오쯔양, 시중쉰(시진핑 부친) 등을 만났다. 중국에 일종의 '신고식'을 하는 셈이었다. 김일성은 동행하지 않았다. 당시 북한과 중국 관영매체는 김정일의 방중 사실을 한동안 보도하지 않았다.

김정일 방중이 공개된 건 한 달 뒤인 1983년 7월 8일 인민일보 1면을 통해서였다. 당시 후야오방이 양형섭 등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표단을 만나 '김정일 방중'과 관련해 담화를 나눈 내용을 보도하며 처음 알려진 것이었다. 노동신문은 김정일의 방중 사실을 직접 전하지 않았고, 다음날(7월 9일) 인민일보를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이 김정일 방중을 중국 매체를 인용해서만 보도한 사례는 이때가 유일한 걸로 보인다.

후계자 시절 김정은의 방중 사례는 여전히 불명확한 부분들이 많다. 김정은이 공식적으로 중국을 처음 방문한 건 2018년 3월이다. 다만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했던 2010년 8월 또는 2011년 5월 김정은이 동행했다는 주장 또는 분석이 앞서 제기된 바 있다. 우선 김정은이 후계자로 모습을 드러냈던 때가 2010년 9월이었고, 이보다 한 달 전인 8월 김정일의 중국 방문 당시 김정은을 동행시켜 중국 지도부에 인사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있다.

2011년 5월 김정은의 방중 동행설도 나왔었지만 현재로선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2011년 5월 28일 노동신문 2면은 "김정일 동지를 국경에서 김정은, 김경희, 리명수를 비롯한 당과 군대의 책임일군들이 뜨겁게 마중하였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이 국경으로 마중 나간 점 등으로 미뤄 당시 김정은 방중은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분석이다.

김주애의 방중 동행과 선대 사례의 차이점 중 하나는 '공개 여부'이다. 김주애의 방중과 달리 김정일은 한동안 공개하지 않았고, 김정은은 최고지도자가 되기 전 중국을 방문했는지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다. 또한 1983년 김정일의 중국 방문은 이번과 달리 김일성 없이 간 단독 방중이었다.

주애의 후계자론을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반론도 함께 제기된다. 2013년생으로 나이가 아직 어려 공식 후계자로 낙점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보이고, 김정은의 '이미지 정치'를 위한 것일 수 있다는 신중론이다. 오늘 톈안먼광장에서 진행된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김정은은 혼자 참석했고, 김주애는 동행하지 않았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